(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비치보다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는가 하면 기존ㆍ신규 주택 판매실적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7월 9.5%에 달했던 실업률도 조만간 떨어지지는 않을 분위기다. 위기감을 느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여름휴가가 끝나기 무섭게 세금감면을 비롯한 추가 부양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단 경제지표가 아니어도 미국 경제가 또 다시 침체되고 있다는 신호는 한둘이 아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30일(현지시간) 일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경기침체 신호 10가지를 소개했다.
◇생명보험 가입률 하락
미국 생명보험마케팅연구협회(LIMRA)에 따르면 최근 생명보험에 가입한 미국 가계 비율은 70%에 불과하다. 이는 최근 50년래 최저치로 2004년 78%, 1960년대 80%에 달했던 데 크게 못 미친다.
타임은 생명보험 가입률이 떨어진 것은 고용불안과 소득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자(타)살률 증가
AP통신은 최근 미국의 자(타)살률이 크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에 따르면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만 최근 2주도 안 돼 5건의 사건으로 10명이 숨졌다.
주목할 점은 사망자 다수가 최근 급속히 냉각된 부동산시장과 관련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미국 부동산 정보업체 마크로마켓에 따르면 올해 미국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점친 전문가는 21%에 불과했다.
◇케이블TV 수요ㆍ수신료 증가
케이블TV 수요가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수요가 늘어난 만큼 가계당 케이블TV 수신 비용도 늘었다. 씀씀이를 줄인 소비자들이 외부 활동을 줄인 결과다.
블룸버그뉴스는 최근 미국인들이 외출해서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하는 횟수를 줄이면서 케이블TV 수신료 부담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도서관ㆍ소방서 폐쇄
경기침체로 문을 닫는 도서관과 소방서도 늘고 있다. 비용절감에 따른 조치다. 9월 첫째 월요일인 노동절은 여느해 같으면 도서관이 붐비게 마련이지만 올해는 예외가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두 살 짜리 아이가 숨진 사건도 소방서 폐쇄에 따른 것이었다고 비난했다.
◇공공병원 민영화
경기침체로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민영화하는 공공병원도 늘고 있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방 정부들이 공공병원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미국의 22개 대도시가 이르면 3개월 안에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모델링 성행
USA투데이는 최근 리모델링에 나서는 주택 소유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수요가 자취를 감추자 향후 시장이 회복됐을 때나마 집값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밖에 타임은 경영학석사(MBA) 과정 지원율이 지난해에 비해 2% 감소하고 출산율이 한 세기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점, 저소득층 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이드 등의 수혜 대상이 기록적으로 늘어난 것이 경기침체 조짐을 나타내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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