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용선ㆍ이광효 기자)주부 김민혜(42)씨는 1일 용산구 소재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각종 수산물과 채소류의 판매가를 보고 너무 많이 오른 가격에 당황해 했다.
김씨는 "TV나 신문을 통해 채소 등의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했지만 이렇게 많이 오를 줄은 몰랐다"며 "장보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같은 마트에서 쇼핑을 하던 주부 윤복귀(38)씨는 "채소 과일 생선 할 것 없이 밥상에 올리는 물건은 모두 최근 한달 새 20% 이상 오른 것 같다"며 "추석이 얼마 안남았는데 어떻게 장을 봐야 할 지 막막하다"고 걱정했다.
계산대로 발길을 옮기던 윤씨는 "네 식구 8월 생활비가 한달 전보다 20만원이나 더 늘어난 것 같다"며 "장을 보는 것도 많이 줄였지만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가격으로 인해 앞으로 어떻게 생계를 꾸려갈지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이상저온에 잦은 비 등으로 인한 작황부진으로 채소, 과일, 어류 등 신선식품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신선식품 가격급등으로 서민들이 장보기를 꺼리는 경향도 빈번해지고 있다.
이는 곧 식탁 부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급등세는 추석이 20여일 남은 가운데 더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채소와 생선 등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0.0% 상승했다.
조기, 갈치, 명태, 고등어, 꽁치 같은 신선어개 가격은 전월보다 0.8%,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무, 배추, 파, 양파, 시금치 같은 신선채소 가격은 전월보다 10.7%,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7%, 사과, 배, 복숭아, 포도 같은 신선과일 가격은 전월보다 1.9%,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2% 각각 상승했다.
마늘과 생강 가격은 전월보다 14.3%,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8%, 특히 무 가격은 전월보다 20.2%,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6.6%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 가격은 전월보다 15%,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9%, 양파 가격은 전월보다 0.5%,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2% 올랐다.
오이 가격은 전월보다 14.2%,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7%, 시금치 가격은 전월보다 46.6%,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9% 각각 상승했다.
한편 국내의 식품 물가 폭등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그 정도가 매우 심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OECD 국가들의 식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평균 1.1%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우리나라는 4.7%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식품 물가 상승률이 OECD 국가 평균보다 4배가 훨씬 넘게 높은 것이다.
OECD 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식품 물가 상승률이 높은 나라는 터기(5.5%)뿐이다. 특히 핀란드는 식품 물가가 지난해 7월달에 비해 5.7%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농산물 가격이 10주 연속 오르는 등 수입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수입비중이 높은 농산물의 경우 가파른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가 중국 36개 도시의 농산물 시장을 조사한 결과 지난주(8월 23일~29일) 농산품 가격이 전주에 비해 0.2% 올랐다. 이로써 중국 농산품 가격은 연속 10주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18가지 주요 야채의 평균 도매가격은 1.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 북쪽 지역의 비(非)시설 야채 생산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남쪽 지역의 농산물은 아직 시장에 출하되지 않은 것이 지난주 야채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상무부는 방학이 끝나는 이번 달 초 도시지역의 야채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 밖에 닭과 오리고기ㆍ계란 등은 소폭의 완만한 오름세를 유지하고, 육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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