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나무 ‘붉나무’, 9월의 풀 ‘석산’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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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0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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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소금 대신 쓰는 붉나무, 빨간 단풍 좋아…석산은 마늘닮아‘돌마늘’"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9월의 나무로 소금을 만들어내는 ‘붉나무’를, 9월의 풀로는 ‘석산(石蒜, 꽃무릇)’을 각각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붉나무는 가을에 빨갛게 드는 단풍이 아름다운 나무다. 예전에 소금이 귀한 산간지방에서는 붉나무 열매와 가지를 찧어 물에 우려낸 후 두부를 만드는 간수로 사용했다.

바다가 가까운 곳에서는 바닷물을 간수로 써 두부를 손쉽게 만들었지만 값비싼 소금을 구하기 어렵고 바닷물을 길어오기도 어려운 산간지방에서 무슨 수로 두부를 만들었을까. 궁금증의 해답은 바로 붉나무에 있다. 붉나무 열매와 가지에 흰가루처럼 달리는 염분을 두부 만드는 간수로 사용했다. 열매와 가지를 짓찧어서 물에 담근 후 그 물을 사용한 것이다. 그래서 붉나무를 염부목(鹽膚木)이라고도 하는데 짠맛이 난다는 데서 유래한다.

붉나무는 전국적으로 낮은 산에 흔히 자라는 중간키 나무다. 8~9월에 가지 끝 부분마다 황백색의 꽃을 피우는데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서 달리며 열매는 10월에 영근다. 열매의 겉부분에는 흰색가루같은 물질이 생기며 소금처럼 짠맛이 있다. 10월에 드는 단풍은 붉은 색으로 매우 아름답다. 붉나무라는 이름은 단풍이 아름답기 때문에 붙여졌다.

약용으로 쓰이는데 잎자루 날개에 혹처럼 생긴 벌레주머니가 오배자라고 불리는 약재다. 떫은맛을 내는 탄닌이 다량 함유돼 한방에서는 피를 멈추게 하는 지혈효과와 항균, 해독 등의 약재로 사용한다. 또 잉크와 천연염색의 원료로도 이용된다.

이달의 풀로 선정된 석산(꽃무릇)은 잎이 다 진 후에 꽃이 피기 때문에 서로 만나지 못하는 사랑하는 연인에 비유된다. 석산은 ‘돌마늘’이라는 뜻으로 땅속의 인경이 마늘과 닮아 지어진 이름이고 꽃무릇은 ‘꽃이 무리지어 난다’ 해서 붙여진 것이다.

일본에서 들어와 주로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자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도 지역의 절 부근에 많이 심고 있다. 절에 많이 심는 이유는 인경에 있는 독성분(알칼로이드)이 방부효과가 있어 사찰 도서의 좀 예방이나 불교 탱화 보존 등에 쓰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석산이 유명한 사찰로는 전북 고창 선운사, 전남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등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매년 9월 중순 꽃무릇 축제가 열린다.

사람이 그냥 먹으면 구토, 복통, 어지럼증 등을 유발하지만 독성분을 제거하면 좋은 녹말을 얻을 수 있다.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인후 또는 편도선염·림프절염·종기·악창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고 복막염과 흉막염에 구토제로 쓰기도 한다.
 

uses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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