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한동안 소강상태였다가 연찬회를 통해 이상득 의원의 실명까지 거론되며 다시 논쟁의 중심으로 부상할 듯하던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가 다시 일단락 될 전망이다.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정태근, 남경필 의원 등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던 이상득-박영준 라인의 불법사찰 개입 의혹이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자제할 뜻을 밝히면서 문제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
이들은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불법사찰과 관련한 발언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받아들여 스스로 언급을 자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당에서)해법을 찾겠다고 하니 기다려보겠다”고 말해 일단 이 문제와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을 입장임을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전날 “청와대에 차지철이 살아온 것”이라며 “부실인사 책임을 의원들에게 떠넘기고 사찰을 정당화 해 국회·여당을 협박한 것”이라며 청와대 인사라인의 문책을 강력하게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오전에 예정됐던 정 의원과 남 의원의 라디오 인터뷰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청와대의 외압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남 의원 측은 “외압이 있었다면 되려 라디오 출연을 강행했을 것”이라며 자체적 판단에 의한 출연 고사임을 강조했다.
당 지도부가 이들 의원에게 발언 자제 요청을 한 것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측에서 이와 관련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고, 당 내부에서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자칫 당내 분란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부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의혹을 가진 당사자들이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근거내지 방증자료를 제시해야 한다”며 “뒤에 숨어서 서로 특정인을 겨냥해 공방을 하는 것은 내분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은 전날 정 최고위원과 정태근 의원을 만나 이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 논란의 당사자로 직접 거론된 이상득 의원 역시 이번 문제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된 논란은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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