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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지난해 11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코리안발레시어터 이사장인 서차영 세종대 교수가 기획한 창작발레 '몽유도원도'가 무대에 올랐다.
당시 우연히 자리에 참석한 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의 눈에 한 외국인 무용수가 들어왔다. 그는 카자흐스탄 출신의 도스잔 타빌리(26).
결국 이것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올해 9월 국립발레단 예술감독과 무용수로 만나게 됐다. 국립발레단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무용수다.
"몽유도원도 공연이 끝나고 친구인 이동훈(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씨가 리셉션 장에서 최 감독님을 소개시켜줬죠. 이어 지난 3월 카자스흐탄 대통령 방한 축하공연 때 갈라콘서트 대표로 오면서 최 감독님을 또 만났습니다. 무엇보다 무용수들이 무용에만 헌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는게 국립발레단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입단한지 이틀밖에 안된 타빌리는 수줍음이 많은 앳된 청년이었다. 한국의 폭탄주 문화와 젊은세대에 대한 생각을 묻자 "전 술은 아예 못먹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때는 단호하면서도 강인했다.
"저도 결국은 동양적인 사람이에요. 카자흐스탄도 넓게 보면 한국과 같은 아시아 문화권에 속하니까요. 저의 조상들은 대부분 무사들이었기 때문에 힘이나 액션, 감정 등이 모두 한국적인 것과 통하죠.그래서인지 한국 전통문화가 담긴 창작발레가 더 좋습니다."
사실 그에게 한국 방문은 처음이 아니다. 2005년 서울에서 부산까지 지방을 돌며 공연을 했고, 2005 서울국제무용콩쿠르와 2007 한국국제무용콩쿠르에서 수상도 했다. 또 중앙아시아 역사에 탁월한 박재근 상명대 교수와 인연을 맺어 한국의 유명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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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빌리는 당장 오는 25~2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라이몬다'에서 압데라흐만 솔리스트의 언더를 맡았다.
공식적으로는 오는 10월말 무대에 오르는 '왕자호동'의 주역급 솔리스트 '필대장군'역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발레단이 매번 새로운 창작작품을 올리고 지역이나 해외에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점에 마음이 끌렸어요. 아티스트들은 자기가 가진 100%를 무대에 전부 쏟아 부어야 하는데 이는 발레단이 뒷받침해줘야 가능한 일입니다. 또 이것이 발레단의 힘의 원천이기도 하고요."
사실 그는 알마타 연출 전문학교 'A.B셀레즈네바'를 수석 졸업하고 2005 모스크바 콩쿠르 은상, 2006 유스콩쿠르 입상, 2007 카자흐스탄 알마타 도시 영웅상을 수상한 재원이다.
최근에는 카자흐스탄 국립오페라 발레단과 프랑스 파리 유나이티드 댄스 컴퍼니를 주역 무용수로 오가며 활약해왔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발레의 장밋빛 미래를 확신하며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절친한 친구이자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이동훈씨가 2005모스크바콩쿠르에서 2등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한국 발레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남미와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용수들이 바로 한국발레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저도 앞으로 국립발레단을 통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작품에 쏟아내고 싶습니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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