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업체, 60년치 토지 '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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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0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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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시장 악순환 초래할 것 우려.. 정부도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사이에서 토지를 개발하지 않고 ‘묵히는’ 행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중국경제주간이 7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휴지 증가->주택 공급량 감소-> 집값 폭등-> 토지가격 폭등->유휴지 증가’와 같은 악순환이 지속될 것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국토자원부는 지난 8월 조사연구팀을 구성해 전국적으로 ‘미사용 토지 블랙리스트’를 작성, 유휴지를 대대적으로 단속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19일 랴오융린(廖永林) 중국 국토자원부 토지 이용사 사장은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유휴지가 2815곳에 달하며 총 면적은 1억1300만m2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총 토지개발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국 부동산개발 업체의 토지 개발 면적은 2억3006만m2에 달했다. 즉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반년 동안 개발해야 할 토지가 현재 중국 전역에 남아돌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헝다부동산(衡大地産)은 2009년 연도 보고서를 통해 2009년 말 기준으로 약 5497만6000m2 규모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작년 이 업체가 판매한 건축면적은 88만1000m2에 불과하다.

이는 헝다부동산이 60년치 개발할 토지를 가만히 썩혀두고 있다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토지를 개발하지 않고 쌓아두는 이유는 뭘까?

판스이(潘石屹) 소호차이나 회장은 “요즘에는 땅을 사서 집을 짓는 것보다 차라리 되파는 게 더 돈 남는 장사다”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바 있다.

땅값이 오르면서 토지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개발업체들은 굳이 개발하지 않고도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너도나도 땅을 사서 땅값이 오를 때까지 토지를 가만히 내버려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토지 묵히기’ 현상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판스이 회장은 “유휴지는 사회 부(富)의 낭비”라며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이러한 행태를 비난했다. 이로 인해 주택 공급량이 감소하면 집값이 폭등해 땅값도 덩달아 오르는 등 주택시장이 왜곡될 것을 우려했다.

중국 정부도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토지 묵히기’ 행태를 더 이상 눈감아 주지 않겠다고 나섰다.

중국 국토자원부는 최근 미사용 토지현황에 대한 조사에 전면 돌입했다. 또한 조사 결과를 오는 10월 달 발표하고 이 중 80% 이상을 회수할 것이라며 부동산 개발업체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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