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여야 정치권이 오랜만에 한 목소리를 냈다.
여야는 북한이 수해지역에 쌀과 시멘트, 중장비 등의 구호물자 지원을 요청해오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거듭 주문하고 나섰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8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북한이 우리 정부에 수해지원을 요청한 건 경직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기회”라며 “특히 쌀 지원은 긍정적 입장을 보이는 만큼 정부도 긍정적 결론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절히 하려고 한다’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과 야 4당 공동으로 대북 쌀 지원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사실 등을 거론, “대통령과 국회, 여당마저도 대북 지원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쌀 지원부터 속히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위원장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전체회의에서도 이윤성 한나라당 의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을) 도와주려면 적기에 통 크게 도와줘야 한다”고 주문했고, 신낙균 민주당 의원은 “북한의 식량 문제가 긴급 상황인 만큼 대한적십자사나 국제기구를 통해서라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나 북한 핵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추진되는 대북지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잇따랐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인도적 지원은 지원이고, 잘못에 대한 책임 추궁은 추궁”이라며 “식량지원은 하되 피해주민들에 대한 전달의 투명성 외에 다른 조건은 달지 않는 게 좋다. 일부에선 이번 쌀 지원이 천안함 사태의 출구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처럼 보는 시각이 있는데, 우리가 원칙을 확고하게 지키는 태도를 보여야 남북관계도 확실히 개선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인택 장관은 이날 외통위 답변에서 북한 수해 지원 문제와 관련, “인도주의적 차원 또는 긴급구호 성격으로 민간 차원 등의 지원은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 차원의 대규모 식량지원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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