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차익' 실현한 운용사, 이번엔 지주사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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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0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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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주 투자의 ‘큰손’ 자산운용사가 최근 차익을 실현하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지주사에 주목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은 전날 미래에셋스팩1호 주식 18만400주를 추가 매도했다. 지난 4월 1일 5.56%이던 보유 비율이 4.26%까지 감소했다.

홍현기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래에셋1호' 지분율이 5%를 넘지 않아 공시의무는 없으나 지난주 주가 급등기에 일부 차익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KTB자산운용도 지난달 12~24일 4차례에 걸쳐 미래에셋1호 109만주(7.9%)를 주당 평균 2130원에 장내 내다팔았다. 이로써 KTB자산운용의 보유 지분은 175만주(12.61%)에서 65만주(4.71%)로 크게 낮아졌다. 이 운용사의 '미래에셋1호' 매수가격은 주당 1500원으로, 이번 매도를 통해 5개월 만에 42%(6억9160만원)의 수익률을 올렸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스팩은 장외기업 인수·합병(M&A)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서류상 회사에 불과한데 실제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지나치게 올라 차익을 실현했다"며 "M&A 전 스팩 주가는 공모가의 -5~10% 수준에서 움직이는 것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미래에셋1호'는 지난달 중순께 2400원까지 올랐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스팩들도 지난달 26일 급등 후 공모가 수준으로 회귀하는 추세다. 이에 급등한 스팩을 추격 매수할 경우 기관들의 매물받이가 될 우려가 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운용사들이 최근 지주사 편입 비중을 늘리자 이번엔 지주사인거냐 라는 차가운 시선이 존재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7일 GS 주식 468만9061주를 신규 편입했다고 공시했다. GS 전체 주식의 5.05%에 달하는 규모다. CJ 주식도 145만6284주(5.03%)를 보유하며 5% 이상 보유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LS에 대한 지분도 늘려가고 있다. 지난 2일 기준으로 373만7440주(11.61%)를 보유하며 8월말에 비해 3만1709주(0.1%) 늘렸다. 미래에셋운용은 LS 지분을 지난해 말 336만2870주(10.44%)에서 올들어 37만4570주나 추가적으로 사들였다.

미래에셋운용측은 지주회사주에 대한 지분율 증가에 대해 "지주사를 염두에 두고 매수에 적극 나선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성장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래에셋운용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으로도 해석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한 관계자는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수익성을 강화하는 부분으로 가닥을 잡은 신호탄이 지주사 편입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로 위축됐던 기업공개(IPO)시장 활성화로 비상장 계열사 가치의 재조명 이슈가 부각되는 점도 편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redra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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