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가톨릭의 성추행으로 13명 자살

벨기에에서 가톨릭 성직자 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20명이 자살을 시도했으며 이 중 13명이 숨졌다는 조사보고서가 공개됐다.

벨기에 가톨릭교회의 성추행 조사위원회는 지난 1~6월까지 100여명의 피해자로부터 접수한 475건의 가톨릭 성직자 성추행 사례를 검토한 결과 피해자 20명은 성추행의 영향으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며 이 중 13명은 사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공개된 200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생존자' 124명의 증언이 담겨 있다.

가해자는 대체로 1950~1980년대 가톨릭 성직자들이며 교회 내 교사들이나 청소년 활동 담당자도 일부 포함돼 있다. 희생자들의 현재 나이는 50대~60대 선이며 남성이 3분의 2를 차지했다.

이들은 대체로 12세에 성추행을 당했지만 1명은 겨우 2세 때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했으며 4세와 5세 때 처음 추행을 당한 경우도 각각 5명과 8명으로 조사됐다.

한 여성 피해자는 17세이던 1983년 당시 사제에게 성추행을 당해 한 주교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주교는 그의 호소를 묵살했다고 증언했다.

아동심리학자인 페터르 아드리안센 조사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직자의 성추행 실태를 연쇄살인범에 비유했다.

조사위원회 활동 과정에서 가톨릭 교회는 사법당국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으며 이를 이유로 일부 조사위원이 사임하기도 했다.

벨기에 가톨릭 교회는 이번 보고에 대해 큰 충격을 나타냈다.

기 아르피니 투르나이(벨기에 지역) 주교는 "교회가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희생자들의 삶이 고통을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벨기에 가톨릭은 13일 성추행 피해자를 돕기 위한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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