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 증오" 신정동 살인범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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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1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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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서울 양천구 신정동 옥탑방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행복한 가정을 증오한 30대 남자가 교도소 출소 3개월 만에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양천경찰서는 피의자 윤모(33)씨를 사건 발생 36일 만인 11일 신월동 길거리에서 검거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윤씨는 지난달 7일 오후 6시께 신정동 다세대 주택 옥탑방에 침입해 거실에서 자녀와 함께 TV를 보던 장모(42.여)씨의 머리를 둔기로 때리고서 비명을 듣고 방에서 나온 남편 임모(42)씨의 옆구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 수배됐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사건 당일 오전 6시께 일거리가 없자 평소 작업할 때 쓰는 둔기와 흉기가 든 배낭을 메고 양천구 일대를 배회하다가 범행 장소 맞은편 놀이터에서 막걸리 한 병을 마시고서 범행을 저질렀다.

윤씨는 범행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임씨 집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를 듣고 내 처지와 다른 사람들의 행복이 너무 비교돼 순간적으로 분노했다. 유족에게 너무 죄송하고 위안이 된다면 목숨이라도 버리겠다"고 말했다.

강도강간 등 혐의로 14년6월의 형을 복역한 윤씨는 지난 5월 초 순천교도소에서 출소하고서 신월동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서 생활하면서 공사현장 등지에서 일용직으로 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1일 오후 2시25분께 탐문수사를 하던 중 신월동 길거리에서 범행 당일 입었던 검은색 상의와 운동화를 착용한 채 걸어가는 윤씨를 발견하고 현장 검문을 해 긴급 체포했다.

체포 직후 당일 행적을 추궁하자 윤씨는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으며, 경찰은 윤씨 집에서 흉기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조사 결과 윤씨는 평소 TV나 신문을 보지 않은 탓에 자신의 범행으로 임씨가 숨졌다는 사실을 모른 채 평소처럼 생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범인이 현장에 떨어뜨리고 간 청색 모자와 범행에 사용한 둔기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하고 방범용 CCTV를 분석해 용의자 모습을 확보하고도 수사에 진전이 없자 사건 발생 1주일 만에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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