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K, 롯데캐피탈서 550억 리스여파 자본잠식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롯데그룹 계열 디시네마오브코리아(DCK)가 롯데캐피탈로부터 550억원 규모 디지털 영사기를 리스하면서 불어난 금융비용 탓에 전액자본잠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영화계 반발을 무릅쓰고 디지털 영사기 보급을 강행하면서 불공정거래 논란을 빚기도 했다.

14일 금융감독원ㆍ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디지털 영사기 보급업체 DCK는 롯데캐피탈과 작년 4월 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7차례에 걸쳐 모두 545억4900만원 규모 영상장비 리스 계약을 맺었다.

리스료는 60개월 동안 매달 후불하기로 했다. 이자율은 작년과 올해 각각 8.11%와 7.43%로 평균 7.75%다.

DCK는 1대당 1억원 선인 디지털 영사기를 극장가에 보급하는 것이 주요사업이다. 올해까지 디지털 영사기 733대와 이 장비와 함께 쓰이는 영상서버 656대를 리스했다.

롯데그룹(롯데쇼핑)과 CJ그룹(CGV)은 2008년 1월 DCK를 설립하면서 각각 15억원씩 모두 30억원을 자본금으로 납입했다.

설립 원년인 2008년 말 자기자본이 15억9600만원으로 감소하면서 이 회사 자본금은 46% 이상 잠식됐다.

작년 말에는 리스 확대로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전액자본잠식에 빠졌다. DCK는 작년 영업손실 14억5300만원과 영업외손실 4억3800만원을 기록하면서 모두 18억9100만원 규모 순손실을 냈다.

국내 최대 상영관을 가진 롯데그룹과 CJ그룹은 디지털 영사기 보급에 들어간 비용을 영화 배급업체도 분담하도록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디지털 영사기는 기존 필름 대신 컴퓨터 파일로 영화를 상영한다.  통상 영화 1편에 쓰이는 필름은 600~700벌이다. 필름 1벌당 200만원 안팎인 프린트 비용을 감안하면 1편당 10억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메이저 상영관 측이 이러한 비용 감소분 일부를 디지털 영사기 도입을 위한 분담금으로 요구하자 영화 배급업체는 불공정거래라면서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롯데캐피탈은 공정거래법상 대규모기업집단(자산합계 5조원 이상) 소속 금융사 가운데 유일하게 자본잠식 계열사와 리스 계약을 맺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업체 케이아이뱅크(작년 말 자본잠식률 67.38%)도 올해만 135억4500만원 규모 ATM기를 롯데캐피탈로부터 리스했다.

올해 들어 전체 대규모기업집단 가운데 내부 금융사와 맺은 리스 계약을 공정위에 신고한 것도 효성그룹을 제외하면 롯데그룹뿐이었다.

효성그룹 계열 정보기술(IT)업체 갤럭시아디바이스는 앞서 4월과 7월 2차례에 걸쳐 효성캐피탈로부터 모두 17억3300만원 규모 휴대전화 터치패널 설비를 리스했다. 갤럭시아디바이스 자기자본은 자본금을 13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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