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14일 개최한 이사회에서는 신상훈 사장의 이희건 명예회장 고문료 횡령 의혹에 대해 양측이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이는 검찰과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을 전망이다.
신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제출한 설명자료를 통해 "이희건 명예회장 고문료 15억6600만원 중 7억1100만원을 지급했으며 나머지는 명예회장의 동의를 받아 은행업무 관련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라 회장도 문제의 고문료 중 일부를 사용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사장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이사회에서 공개했다.
이에 대해 라 회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대출 의혹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신한은행은 신 사장이 금강산랜드와 투모로그룹에 950억원의 부당대출을 했다며 배임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신 사장은 "두 기업에 대한 대출액은 685억원으로 여기에 엔화 환율 상승에 따른 증가분 265억원이 포함돼 950억원이 된 것"이라며 "이들 기업이 제공한 담보가치가 1180억원에 달해 여신 회수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강산랜드와 투모로그룹의 경우 다른 은행에서도 각각 80억원과 160억원의 여신을 승인했다"며 "이들 기업에 문제가 있다면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해줬을 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출 당시 신한은행이 기업여신에 공격적으로 나선 점도 언급했다.
2006년 4월 신한ㆍ조흥은행 통합 전후 다른 은행의 신한은행 거래처 빼앗기 경쟁이 치열해져, 2007년 초 그룹 전략회의를 통해 기존 거래처 유지 및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금강산랜드 대표인 홍충일씨가 신 사장의 친인척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신 사장 측은 이날 가계도까지 준비해 의혹을 부인했다.
이제 신한금융 사태는 폭로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라 회장 측은 신 사장이 은행장 재임 시절 저질렀던 또다른 배임 정황을 포착하고 자료 확보에 나선 상태다.
신 사장 측도 라 회장의 고문료 사용 내역 등 금융당국과 검찰에 제출할 추가 자료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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