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 총리 '압승', 국내증시 ‘호재 될까'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집권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엔화 동향과 국내 증시 영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일본 도쿄 시내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임시당 대회에서 간 총리가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을 가볍게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간 총리와 오자와 전 간사장 모두 시장 개입에 대한 발언을 했지만 시장은 오자와 전 간사장을 적극적인 시장개입자로 판단해왔다. 오자와 전 간사장의 강력 개입 발언에 수출주 주가가 들썩일 정도였다. 오자와 전 간사장 우세 전망이 쏟아지자 연일 오르던 엔화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선 투표에서 간 총리는 총 유효득표 1222포인트의 절반을 훨씬 넘는 721포인트를 얻어 491포인트에 그친 오자와 전 간사장에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이 소식에 전해지자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83.10 엔대로 하락했다. 미국 뉴욕 외환 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82.92 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간 총리는 오자와 전 간사장보다 외환개입에 대해 소극적인 편"이라며 "간 총리의 승리는 엔화 가치의 상단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문정희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간 총리의 정치적 성향이 ‘강한 일본’을 주창하는 데 있다”며 “엔화 가치의 지속적인 상승에도 예전과 같은 시장 개입에 대한 지속적인 시그널은 줄어들 가능성 많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일본 경제 회복을 위해 재정 확대를 주장하던 오자와 전 간사장이 패해 간 정권이 ‘엔고 불황’을 막을 의지가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중앙은행의 당선자가 누가되든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 표방에도 전문가들은 엔고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화는 강세구조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부양책과 시장개입 방안을 시행해도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이은행 관계자도 “당분간 해외 펀드들이 일본 정부의 엔고 대항 의지를 시험해 엔화 매수에 나설 것” 이라며 “투자자들 사이에 ‘엔화 매수’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엔고 지속은 국내 증시에 도움으로 작용할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업종별로 영향은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평했다.

허재환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지금 수준으로만 유지되면 엔고는 국내 증시에 호재”라며 “반드시 수입해야하는 품목들이 있기에 대일무역적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파악했다.

조태훈 연구원은 “수입관련 종목들은 엔고가 악재이지만 대기업들은 대부분 일본기업과 경쟁관계에 있으므로 호재”라며 “대단한 호재인지는 알 수 없으나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임에는 틀림없다”라고 분석했다.

redra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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