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빚 '돌려막기' 성행…위기 '불씨' 우려

  • 무디스, "美 기업 2년 내 만기 부채 20% 차환"<BR>올해 정크본드 발행액 1310억달러 달해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기업들 사이에 빚 '돌려막기'가 성행하고 있어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보고서를 인용, 미국의 비금융 기업들이 향후 2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가운데 20%를 차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만기를 연장하는 데 불과해 수년 후 채권시장발 위기가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FT는 특히 투자부적격 등급인 정크본드 발행 규모가 크게 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올해 중반에서 2012년 말 사이 만기를 맞는 정크본드 규모는 올 초 870억 달러에서 최근 550억 달러로 37% 줄었다. 기업들이 다시 정크본드를 발행하는 식으로 만기를 늦췄다는 얘기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은 올해 미국 기업들이 발행한 정크본드 규모가 1310억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연간 정크본드 발행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7년보다 불과 30억 달러 적은 규모다.

무디스는 통신·정보기술(IT)·미디어 관련 기업들의 정크본드 발행이 유독 활발했다고 지적했다.

케빈 캐시디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투기등급이나 투자등급 기업 대다수가 2012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차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들은 결국 수년 안에 차환능력이 달려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애를 먹게 되면 이중침체(더블딥) 가능성과 고용불안이 커지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경제 성장세도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무디스는 기업들이 올해 정크본드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3분의 2는 차환에, 나머지는 인수합병(M&A)에 투입했다고 전했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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