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온 나라에 흥겨움이 가득하지만 신한금융지주 사태를 초래한 주역들은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추석 이후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라응찬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 신한금융 '빅3' 암울한 추석
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추석 연휴 기간 중 별다른 일정 없이 향후 대응 및 거취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행장은 사태가 수습되기 전까지 외부 행사 및 공식 일정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8일과 16일 잇따라 개점한 신한미소금융재단의 청부지부와 창원마산지부 개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 행사에는 오세일 전무가 이 행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지난 17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한 금융협의회에도 불참했다.
신상훈 사장은 고향인 군산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히 시간을 보내며 검찰 조사에 대비한 자료 등을 준비할 계획이다.
고향으로 향하는 신한금융 직원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추석이라도 즐거울리가 있겠느냐"며 "가족들과 만나면 이번 사태가 화제로 등장할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 금융당국, 라 회장 조사결과 막바지 작업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열리는 국정감사 전에 라 회장의 실명제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현장검사까지 끝내 현재 내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국감 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금감원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이 신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모범규준 준수 여부도 점검할 계획이다.
내부통제기준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면 준법감시인이 대표이사에 보고를 해야 하는데 이 절차가 생략됐다는 것이다.
은행법 위반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은행법 23조는 "내부통제기준에 관한 사항은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이 고발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을 거쳤을리 만무하다.
금감원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신한은행 종합검사 때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사할 예정이다.
◆ 법정 공방 확산일로
불법대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투모로그룹과 금강산랜드는 지난 18일 이 행장을 상대로 서울중앙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및 은행법 위반이 고소 이유다.
이들은 "신한은행과 주거래 관계를 맺고 연체를 한적도 없는데 은행 측이 부실기업으로 몰아 기업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은행 거래 고객인 두 회사와의 세부 거래 내역을 외부에 공개해 금융실명제법 및 은행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라 회장과 신 사장, 이 행장, 관련 기업, 재일교포 주주들까지 소송으로 얽히고 설키면서 사태를 수습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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