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대학살'이 일어난 지 95년 만에 터키 동부의 옛 아르메니아 교회에서 19일(현지시각) 수천명이 운집한 가운데 역사적인 예배가 열렸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 제국(현 터키) 통치 하에 아르메니아인이 학살된 이른바 '아르메니아 대학살' 이후 터키와 아르메니아는 1세기에 가깝게 앙숙 관계에 있다.
이날 예배가 열린 옛 아르메니아 교회는 터키의 반호(湖)에 자리 잡고 있는데, 정부 관리들이 현재는 박물관으로 기능을 하는 이 교회를 단 하루 동안 예배를 위해 문을 연 것이다.
예배는 터키의 아르메니아 관할 교구의 아람 아테시안 대주교의 집전으로 2시간 동안 거행됐다.
교회는 50명만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지만, 현지 관리들은 이번 예배를 위해 반호를 방문한 인원이 4천명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95년 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예배를 보려고 이전까지 조상의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외국에서 지내던 사람들이 대거 이곳을 찾았기 때문이다.
미국 보스턴에 사는 아르메니아인 해리 파세키안 씨는 "이곳에서 열린 예배에 참가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매우 의미 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교회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예배 내용은 대형 스크린으로 전달됐다.
아테시안 대주교는 예배에서 "귀중한 예술작품이기도 한 이 교회는 모든 인류에게 속한 문화적 기념물"이라며 "이번 기회에 우리는 이 건물을 복원하고 보호한 터키 당국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1천여년 전 아르메니아 왕이 통치하던 시기 세워진 이 교회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오스만 제국에 의해 쫓겨났던 1915년까지 사용됐다. 터키 당국은 2005~2007년 이 교회를 복원했다.
그러나 이날 예배와 관련 아예 논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 교회 지붕에 둘 거대한 금속자재가 기증됐지만, 현지 관리들은 이것이 너무 무겁다며 거부했다.
아르메니아 종교계 일부 관리들은 이 때문에 예배 참석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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