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해림 기자) 중국이 미국과 함께 G2로 부상하면서 중국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전세계 증시가 공포에 빠졌지만 중국 증시 낙폭은 상대적으로 작았고 회복속도도 빨랐다.
미국 시장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중국 시장이 세계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기업도 10개를 넘어 중국 경제 흐름에 대한 중요성 역시 자연히 부각되고 있다.
문제는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국내 증권사의 중국 전문 연구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일부 증권사는 중국 증시와 거시경제 연구원이 있어 꾸준히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지만, 몇몇 증권사는 중국 증시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연구원이 아예 없는 형편이다. 있더라도 매일 중국 증시만 보며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연구원은 드물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서도 홍콩에 법인을 뒀다는 이유로 국내에는 중국 전문가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한때 중국 '붐'이 일어 중국증시 종목상담까지 담당했던 한 중소형사 직원은 최근 영업지점으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했다. 중국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종목 하나하나까지 보는 투자자들은 없다는 게 이유였다.
물론 한 국가의 증시와 경제 전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연구원이 있으려면 장기간의 준비 과정이 필요하고, 타증권사 중국 전문가를 영입해오자면 그만큼 비용도 든다.
한국 시장이 지금 당장 중국 증시의 흐름을 파악할 필요도 없다.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의 등락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고, 중국 경제지표의 영향을 일시적으로 받는다 하더라도 각종 통신단말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G2'라고는 하지만 세계대국이라 칭하기엔 여전히 중국 내부의 수많은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증시 전문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사자성어처럼 중국은 지금 은밀히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지리적 요건이나 경제적 관계를 따지지 않더라도 중국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떠오르는 용'이 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국내 증권사들이 중국 전문가를 제대로 키우지 않는다면 중국의 영향력이 본격 확대됐을 때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또 중국 경제ㆍ증시 전망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갖기 어려워질 것이다. 중국 증시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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