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 남편과 맞벌이를 하는 직장인 이수정(가명, 35)씨는 최근 내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했다.
평소 업무에 바빠 부부가 함께 대출상담을 받기 어려웠지만 저녁 8시까지 문을 여는 은행 점포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퇴근 후 함께 방문했다.
이들이 찾은 곳은 하나은행 중계홈플러스 지점.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연중 무휴로 운영되는 마트 내 은행(스토어 뱅크)이다.
부부는 대출을 신청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쇼핑까지 마치고 귀가했다.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내 롯데마트에 입점한 기업은행 스토어 뱅크 직원이 고객들을 상대로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바쁜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거주지 인근 대형마트에서 금융 업무까지 처리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대형마트 내에 스토어 뱅크를 운영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나은행은 3곳(중계·강동·병점)의 홈플러스 매장 내에 점포를 개설했다. 기업은행도 롯데마트와 손잡고 4곳(대덕·진장·의왕·천안성정)에서 점포를 운영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 점포의 위치가 주로 공단이나 오피스 밀집 지역 등에 집중돼 개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소매 영업에 한계가 있었다"며 "기존 점포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스토어 뱅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토어 뱅크가 위치한 곳은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고액 자산가보다는 다수의 소액 고객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주력 상품군도 일반 점포와 차별화돼 있다. 수신의 경우 정기예금보다는 요구불예금이나 적금 위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과 적금은 정기예금보다 마진이 높다"며 "스토어 뱅크가 일반 점포보다 마진 구조가 10% 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기업은행 스토어 뱅크의 월 평균 신규고객수는 267명으로 일반 점포(개인전문형)의 157명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신용카드 회원 유치도 평균 192건으로 일반 점포(125건)보다 활발하다.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
최희성 하나은행 중계홈플러스 지점장은 "출근 시간이 오전 11시로 여유가 있어 자녀를 둔 여직원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4일 근무하고 3일 쉬는 업무 조건도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업계도 대형마트 내에 부스를 설치하고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마트슈랑스'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화재를 비롯해 LI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중대형 보험사들이 잇따라 마트슈랑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유통 계열사 매장에 롯데손보,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입점시키는 종합금융센터를 4곳에서 운영 중이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마트슈랑스가 자동차보험 등 일부 상품에 한정돼 있지만 갈수록 다양해지는 고객 수요를 감안하면 시도할 가치가 있다"며 "상품 설계를 단순화하고 상담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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