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노동당수 "당 노선 좌경화 없다"

  • 중도노선 표방…親노조 성향도 부정

에드 밀리반드 영국 노동당 신임 당수가 노동당에 좀 더 좌파적인 성향을 가미할 것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관측을 26일(현지시간) 공식 부인했다.

형인 데이비드 밀리반드 전 외교장관에 신승(辛勝)한 에드 밀리반드 신임 당수가 중도 좌파를 표방해온 노동당의 노선을 재확인하고 경선 승리의 1등 공신인 노동조합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려는 발언으로 해석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에드 밀리반드 신임 노동당수는 이날 맨체스터에서 진행 중인 노동당 연례 콘퍼런스에 참석 중인 가운데 BBC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자신이 지도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당이 좌측으로 휘청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누군가의 사람이 아니라 독립적인 사람(my own man)"이라고 규정, 자신의 결정적인 지지 기반이 된 노동조합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밀리반드 당수는 좌파 성향 때문에 만들어진 '레드 에드(Red Ed)'라는 별명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부정하며 자신은 중도를 지향하는 정치인이라고 천명했다.

에너지·기후변화 장관을 역임한 밀리반드 당수는 4라운드에 걸친 접전 끝에 50.65%의 득표율로 가까스로 형을 제치고 당수에 올랐다.

노조의 적극적인 지지가 그의 당수 선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그 역시 유세 기간에 노동당의 중도 성향의 정책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는 점에서 영국 언론은 그가 노동당의 좌파적인 색채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밀리반드 당수는 재정 지출 감축 문제에 대해선 찬성하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방향성을 다소 달리했다.

그는 "현 정부가 내놓는 재정지출 감축안에 모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재정적자 해결 방안으로 지출 감축보다 세수 증대라는 방안을 선호했다.

밀리반드 당수는 은행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는 데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는 당수 경선에서 석패한 데이비드에 대해 "형은 졌지만 품위와 너그러움을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다만 밀리반드 당수는 "데이비드가 영국 정치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많다"면서도 "어떤 형태의 공헌을 할지 그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언급, 일정 부분 거리를 뒀다.

올해 겨울 노조가 재정지출 감축에 반대하며 실력 행사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밀리반드 당수는 "파업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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