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발레 등 클래식 뿐만 아니라 거리극과 테크노 음악 등 다양한 예술장르의 해외 거장들이 오는 10월 대거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관객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수준높은 공연을 감상하고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문화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을 전망이다.
◆ 우아함의 극치 '라이몬다'
오는 30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라이몬다'는 발레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안무가 유리 그로가로비치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고전발레의 우아함과 화려한 무대, 무용수들의 의상이 돋보이는 이번 무대는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볼쇼이 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이 연 최초의 합동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대의적인 명분에서는 한국과 러시아 수교 20주년을 기념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국립발레단과 수차례 작업을 해왔던 유리 그로가로비치의 열정과 노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라이몬다에는 국립발레단 무용수 2쌍(김주원·김현웅, 김지영·이동훈)과 볼쇼이발레단 무용수 2쌍(마리아 알라쉬· 알렉산더 볼치코프, 안나 니쿨리나·아르템 아브차렌코)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어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은 오는 10월 7~8일 러시아 볼쇼이 극장 현지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할 예정이다.
13세기 중세 십자군 시대의 헝가리 왕국을 배경으로 한 '라이몬다'는 웅장함과 화려함으로 손꼽힌다.
관현악의 화려한 색감과 낭만적 선율미도 만끽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문의 02-587-6181
◆ 보기드문 거리극·테크노 공연도 열려
프랑스 최대 공연예술축제인 아비뇽 페스티벌에 4차례나 초청됐을 정도로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세계 정상급 거리극이 오는 10월 7~10일 일산 호수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설치미술가와 행위예술가, 연극인 등으로 구성된 프랑스의 공동창작 집단 '일로토피(ilotopie)'가 선보이는 '물 위의 광인들'이 바로 그것.
무엇보다 이번 공연의 볼거리는 호수위에 설치된 거대하고 독특한 무대와 강렬한 음악, 불꽃 등 특수효과다. 게다가 특수 제작된 서핑 보드위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도 이색적이다.
차 한대가 물 위를 가로지르며 달리다가 고장나고, 남루한 청소부가 끊임없이 거리를 청소한다. 침대
위에서 꿈을 꾸는 여인도 있고, 가로등 아래에서 신문을 보다가 머리에 불이 붙는 남자도 있다.
어릿광대 사이로 벌거벗은 채 유유히 걸어다니는 왕도 보이고 천사와 악마, 높은데서 노래하는 오페라 가수와 그 아래에 바퀴를 돌리는 노예도 등장한다.
영국의 가디언(The Guardian)誌는 "만약 루이스 캐럴, 살바도르 달리, 히로니뮈스 보스가 만나 거리극을 창조한다면, 그것은 분명 이 작품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밖에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거리극 단체인 '스트레인지 프룻'과 영국의 '베드람 오즈'도 일산을 찾는다. 문의 031-960-9717~8
한편 독일 테크노 분야의 선구자이자 음향학자인 볼프강 보이트(Wolfgang Voigt)도 한국을 찾는다.
오는 10월 3일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선보이는 GAS프로젝트는 음악과 영상을 연계한 오디오비주얼을 표방한다.
GAS 프로젝트는 테크노 음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베이스드럼을 거의 넣지 않는다.
낭만적인 독일의 숲을 연상시키는 현악기의 슬프면서도 이색적인 선율과 최면을 거는 듯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독일음악의 아름다움을 최고조로 승화해 공연장을 장악한다. 문의 02)2280-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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