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청용 첫 '맞대결'···2-2 무승부

이청용 선발, 박지성 교체투입 11번째 '코리안 더비'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호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과 '막내' 이청용(22·볼턴)의 잉글랜드 무대 첫 맞대결은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맨유는 26일 오후 8시(한국 시각) 영국 볼턴 리복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0-2011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볼턴과 원정경기에서 루이스 나니와 마이클 오언의 추격골로 2-2 무승부를 거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인 '신ㆍ구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두 선수의 첫 맞대결이자 11번째 '코리안 더비'로도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이청용은 선발로, 박지성은 후반 교체로 나서 '진검 승부'를 펼쳤다.

그동안 두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박지성의 결장으로 번번이 미뤄지다 세 번째에서야 성사된 두 '태극 전사'의 맞대결에서 이번 시즌 볼턴의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이청용의 활약이 먼저 빛났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전반 4분 왼쪽 크로스로 올라온 공이 스튜어트 홀덴의 머리를 맞고 흐르자 전방에서 전광석화 같은 오른발 슈팅을 날려 초반부터 맨유 수비진을 긴장케 했다.

이청용은 양팀이 1-1로 맞서던 전반 24분과 27분 볼턴의 공격 기회에서도 골문 앞에서 탁월한 위치 선정과 기습적인 침투로 경기 흐름을 이끌었으며, 공수 양면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후반 8분 '선배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 라이언 긱스 대신 왼쪽 미드필더로 투입돼 이청용과 정면으로 맞붙는 양상이 빚어지면서 경기는 더욱 열기를 더했다.

후반 13분 박지성이 왼쪽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자 이청용이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몸싸움을 벌이는 등 한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던 이들은 후반 22분 볼턴의 추가골로 희비가 엇갈렸다.

하프라인 인근에서 이청용이 대각선으로 찔러준 공을 골대 정면의 요한 엘만더가 이어받아 왼쪽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페트로프에게 곧바로 연결했고 페트로프는 한발 늦게 따라붙은 박지성을 뿌리치고 오른발 슈팅을 때려 2-1 역전골을 빚어냈다.

중간에 엘만더를 거치는 바람에 이청용의 공격포인트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전방의 빈 공간으로 절묘하게 올린 패스로 만들어낸 명장면이었지만 박지성 입장에서는 뼈아픈 실점이었다.

하지만 박지성도 밀리지만은 않았다. 후반 26분 대런 플레처 대신 마이클 오언이 투입되면서 측면에서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박지성은 후반 40분 이청용의 움직임을 파울로 끊어내는 등 30여 분간 활발한 움직임을 과시했다.

이날 경기는 선제골과 리드골로 경기를 주도하던 볼턴을 상대로 맨유가 잇따라 동점골을 뽑아내 2-2 무승부로 끝났다.

볼턴은 이청용의 기습적인 슈팅 직후인 전반 5분 왼쪽 측면 코너킥 상황에서 제트 나이트가 뽑아낸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가며 경기를 주도해가는 듯했다.

하지만 맨유 미드필더 나니가 전반 22분 하프라인부터 단독 드리블로 수비수 4명을 차례로 제치고 때린 환상적인 오른발 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후반 들어 이청용의 스루패스에서 시작된 페트로프의 추가 골로 볼턴은 거의 승리를 잡는 듯했지만 후반 26분 교체로 들어간 마이클 오언이 투입 3분여 만에 나니의 프리킥을 헤딩슛으로 연결, 2-2 동점골을 빚어냈다.

양팀은 남은 시간 쉴 새 없이 상대 골문을 두드리는 난타전을 펼쳤지만 번번이 골대를 빗나가거나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왔고 추가 득점 없이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박지성과 이청용의 맞대결도 이청용이 후반 추가시간 홈 관중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로버트 블레이크와 교체되면서 막을 내렸다.

5라운드까지 3승2무를 이어가던 맨유는 볼턴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노렸지만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고, 지난 11일 아스널과 4라운드 원정에서 1-4로 대패한 뒤 분위기 반전을 노리던 볼턴은 5라운드 애스턴빌라와 무승부에 이어 강호 맨유를 상대로도 승점 1점을 따내는 실속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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