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시장이 외면한 금융주 '쇼핑' 왜?

(아주경제 김경은 기자) 기관들이 펀드 환매에 따른 연이은 '팔자 행진'에도 불구하고 주요 은행주들을 집중 매수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은행주들은 코스피지수가 1850을 돌파하는 약진속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밖에 밀려나 있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최근 3거래일 동안 KB금융을 612억원가량 순매수했다. LG전자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사모은 종목이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도 번갈아가며 순매수 상위종목에 모습을 비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기관들은 은행주에 대한 태도를 돌변해 은행주들을 차곡차곡 사모으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4일은 코스피시장에서 1500억원가량 순매도하면서도 은행주를 4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 기간 세 종목은 그간 지지부진했던 흐름에서 벗어나 종가가 시초가 보다 높게 끝나는 강세를 연출했다. 우리금융은 5% 이상 올랐고, 하나금융지주는 9.57% 급등했다. 다만, KB금융은 이날 자사주 매각 루머가 돌면서 주가가 2% 넘게 하락해 상승폭을 반납해 소폭 오름세에 그쳤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모범 규준 개정에 따른 3분기 추가 충당금 부담으로 은행주들의 순이익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은행주들의 주가는 코스피지수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서도 바닥권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최근 은행주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최근 은행주가 너무 오래 쉬었고 가격 매력도 높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선진국들의 환율전쟁이 본격화되면 은행주에 대한 관심을 재고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와 일본의 시장개입을 통한 자국 통화 약세는 글로벌 환율전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이들은 경상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자국 통화 약세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원화는 위안화를 65% 가량 추종하는데 최근 위안화는 관리변동환율제로 전환한 이후 큰 폭으로 가치가 올랐다며 선진국 통화 대비 원화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 예측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전일 대비 7.0원(0.61%) 하락한 1148.20원으로 마감, 1150원대도 하회해 1100원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원화강세는 수출 관련 대표주들의 실적 악화 우려를 대두시키면서 상승에 부담을 주는 반면, 내수주인 은행주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4분기는 은행주 매입에 적기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4분기 주식시장은 그 다음해의 실적을 반영하는데, 이번 3,4분기 누적되는 대손충당금은 다음을 준비하는 정상화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은행주들은 낮은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2011년에는 전년 대비 20% 가까운 실적 증가가 점쳐지고 있다"며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실적 증가가 6.35%로 낮은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kke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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