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국내 맥주업계의 라이벌인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의 신제품 초반 전쟁에서 하이트맥주가 미소를 지었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출시된 오비맥주의 카스라이트는 45일만에 1000만병, 79일만에 2000만병, 116일만에 3000만병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맥주의 드라이피니시 D 역시 지난 8월부터 판매를 시작, 라이트맥주보다 하루 빠른 44일만에 1000만병을 돌파하며 신기록 세우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 제품은 제한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시작한 점도 비슷하다.
오비맥주는 출시 당시 식당 및 유흥업소를 제외한 가정채널에만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45일 만에 1000만병을 판매했다. 하이트맥주는 640ml 대병과 1000ml 및 1600ml 페트 등 대용량 제품이 없는 가운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위주로만 제한적인 판매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1000만병 돌파 기록을 단축했다.
두 제품의 마케팅 역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카스 라이트'는 '나를 위한 선택'에 주저함이 없고 건강과 웰빙에 관심이 높은 합리적인 소비자를 위한 맥주를 강조하며 칼로리는 100ml 기준, 27kcal로 기존 자사 맥주 대비 칼로리를 33% 낮춘 점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또 국내 유일의 빙점숙성기법, 프리미엄 맥주에 적용하던 3단 호핑(Triple Hopping) 방식과 고발효 공법을 통해 전통적인 맥주의 진정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칼로리는 낮춰 부드러우면서도 상쾌하고 깔끔한 뒷맛이 특징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카스 라이트의 광고에서 싸이는 잦은 회식 등으로 몸매 관리가 쉽지 않은 직장인들에게 다이어트 노하우를 전달하는 '식스팩' 전도사로 변신, '맛'과 '칼로리'라는 제품의 두 가지 장점을 위트있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며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드라이피니시 d는 '슬로 앤 스테디(slow & steady)'전략으로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제품의 맛과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브랜드 마케팅 방식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폰을 활용한 마케팅이나 트레일러, 카페의 테라스 등에서 여유롭게 시음을 즐길 수 있도록 진행한 디플 트레일러, 디 테라스 등 이색 시음행사가 까다로운 신세대 소비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들이 70년 넘게 고수해오던 병 디자인을 수입맥주들 사이에서 돋보이도록 새롭게 한 것도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광고에서는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지 않는 가운데 오직 맥주의 느낌 전달과 변화에 집중해 기존 맥주 광고의 화려함에서 벗어나 맥주 본연의 맛과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하이트맥주는 지난 2007년 시장점유율이 59.2%까지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걷고 있다. 주류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하이트의 시장점유율은 2008년 58.2%, 2009년 56.3%, 올 상반기 55.7%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오비맥주는 '카스라이트' 출시 후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져 지난 2008년 41.8%에서 올 상반기 44.3%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하이트맥주를 맹 추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카스라이트'를 앞세워 14년만에 맥주시장 1위자리를 재탈환할지, 하이트맥주의 '드라이피니시 D'가 수성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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