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할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미 통화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이 국내 증시에는 우호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반면 일본 증시에는 되레 부정적인 전망이 쇄도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는 FOMC 성명문에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하면서 필요할 경우 양적완화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ed는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후 성명에서 "미국의 경기 회복세와 고용이 둔화되고 있다"며 "경기 회복을 지원하고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회귀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결과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했다고 판단했다. 기대와는 달리 미 연준이 미국 경제가 약해지고 있음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동시에 위험도에 대해서도 지난달보다 우려의 톤을 높인 탓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기대처럼 추가 양적완화, 즉 유동성 확대 조치가 바로 시행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브루스 맥케인 키프라이빗뱅크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의 성명문은 경제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상당히 명시적으로 밝힌 것이고, 양적완화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 발표 이후 증시 전문가들은 각국의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분석했다. 먼저 일본증시 입장에서는 '양날의 검‘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허재환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결국 아시아로 자금이 들어온다면 일본에도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엔고가 너무 강해서 문제인 상황에서 미국인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추진한다면 엔화입장에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고 분석했다.
조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금이동의 목적지가 어디냐가 제일 중요한데 그 방향을 일본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일본 증시에 대해서는 시장 수익률 하회를 지속적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일본 시장에 대한 저평가 시선과 기술력을 비롯한 제반 상황은 좋은 편이지만 내국인 수요가 없다”며 “50대 이상만이 주식을 하는 상황이라 내국인 수급이 무너졌고, 그렇다고 외국인 수급도 좋은 상황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내 증시에는 우호적일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중의 리플레이션 정책에 따른 전 세계 유동성 확대, 위험자산 선호 현상 강화 및 원화 절상 기대감은 일단 국내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이라며 “최근 강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양적완화 시사로 신흥국 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선진국의 양적완화가 신흥국 시장의 통화강세와 금리인상 속도 완화를 이끌 것이며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 리플레이션=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지만 아직은 심한 인플레이션에까지는 이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디플레이션이란 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도 하락하는 경제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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