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문화예우(文化禮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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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2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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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프랑스에 가면 저는 국빈급 인사 대접을 받아요."

기자가 만난 한 오페라 감독의 말이다. 그는 전셋방을 얻어 살고 있다 했다. 정부 산하 예술단체 소속으로 일할때나 일명 '프리랜서'로 뛸때나 사정은 마찬가지란다. 두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수입이라는 거다.

그래서 그는 프랑스가 좋다 했다. 프랑스 유명 오페라 페스티벌 감독으로 초청받은 그는 공항에서의 일을 잊지 못한다. 연신 '마에스트로'라는 존칭을 들으며 고급 리무진을 탔던 기억, 매니저가 커다란 빌라로 그를 안내했을때의 기쁨.

한국에 돌아오는 공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항 물류 검색대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그를 알아보고 '특별대우'를 해줬다. 그리고 "최고급 오페라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가 말하는 건 단순히 정부의 경제적인 뒷받침에 대한 불만이 아니다. 바로 예술인에 대한 낮은 관심과 인지도, 나아가 더 이상 '선진화'되지 않는 사회적 공감대에 대한 아쉬움과 한탄이다. 예술가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 문화 자체에 대한 예우가 필요다는 것.

당시 프랑스 정부가 고급빌라와 전용차를 감독에게 빌려준 것은 바로 감독이 작품활동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배려했기 때문이다. 최고급 작품을 보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다. 

이처럼 매번 프랑스를 방문하는 해외 예술가들은 '문화강국'의 면모를 각인하고 고국에 돌아간다. 문화산업은 그래서 대부분 예술가들은 유럽을 동경한다.

문화산업의 선진화는 머리로 되는게 아니다. 바로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예우가 바탕이 돼야 한다. 문화예우는 문화산업 발전과 함께 국가 인지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열쇠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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