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사자(중국)를 깨우지 마라. 그 사자가 깨어나면 세계가 진동할 것이다."
나폴레옹이 중국을 두고 한 말이라고 한다. 그 사자가 지금 깨어서 전 세계를 향해 포효하고 있다.
최근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분쟁은 중국의 굴기(굴<山+屈>起:우뚝 일어섬)를 단적으로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민족주의, 패권주의 기류에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용의 유전자'(세종서적 펴냄)는 칭기즈칸과 그 후계자들의 유럽 대륙 침략에서부터 15세기 초 명나라 정화(鄭和)의 대항해, 티베트 점령, 한국 전쟁, 미국과 중국의 정찰기 충돌 등 1천여 년간 이어져 온 중국의 '피의 역사'를 조명한다.
종군기자 출신의 저자 에릭 두르슈미트는 1985년 북한을 방문하는 등 베이징과 워싱턴, 서울과 평양, 도쿄, 바르샤바, 빈, 바그다드 등 중국이 다른 나라와 충돌한 현장을 찾아다니며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중국의 유혈충돌 역사를 살펴보면서 중국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에 대해 노골적인 경계심을 드러낸다.
그는 "베이징의 야심적인 군 현대화 계획과 점차 강해지고 있는 민족주의는 주변국들에 불안감을 안겨주면서 주변 지역 정세를 해칠 것"이라면서 "중국은 태평양을 여전히 자국의 호수로 간주하는 미국을 몰아낸 뒤 태평양의 새로운 맹주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전쟁에 나선 중국은 참 무서운 존재"라면서 중국을 "배반과 대학살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즐기며 인간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용"에 비유했으며 "중국의 행동은 여섯 살짜리 어린이와 묵찌빠를 하는 것처럼 자신의 기본 원칙을 적용해 전 지구적인 지배를 획책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책 내용이 다분히 서구 중심적 시각에 치우쳐 있다는 느낌이 들지만 저자의 전망이 들어맞는 부분도 있다.
2년 전 이 책을 쓴 저자는 지역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중국과 일본 사이의 분쟁"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댜오위다오 사태를 2년 전에 예측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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