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이 사실상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의 '2파전'으로 압축되면서 인수기업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옛 현대그룹의 분리 이전 '한 가족'이었지만 현재 두 그룹이 처한 위치는 서로 달라 인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현대건설의 운명도 엇갈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범 현대가의 지나친 과열경쟁으로 인수가격이 높아질 경우 인수주체는 물론 현대건설의 앞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과당 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UBS증권은 지난 28일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의지를 불태우는 이유 중 하나가 현대건설이 현대상선 지분 8%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나친 경쟁을 막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후 현대상선 지분 8%를 현대그룹에 매각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두 그룹이 절충에 실패해 서로 현대건설을 손에 넣으려고 한다면 인수 가격이 높아져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 때문에 채권단에서 사전에 고가 낙찰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남희용 원장은 "현대건설은 시공능력평가 국내 1위의 건설사로 잘못된 인수합병(M&A)으로 인해 회사가 휘청거린다면 건설산업 발전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며 "또다른 대표 건설사인 대우건설 M&A의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도록 채권단과 인수기업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