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이 댜오위(釣魚)섬(일본명 센카쿠열도)을 둘러싸고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잠정 중단했다는 소식이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져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비록 중국 정부가 “일본에 대해 금수 조치를 내린 적이 없다”며 부인했지만 중국이 향후 희토류를 무기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전 세계 국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요.
오늘은 바로 이 희토류 자원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희토류(稀土類)는 희소금속의 일종으로 LED, 반도체,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각종 첨단산업분야, 녹색기술 등에 사용되는 필수적인 자원입니다.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기도 하지요.
그러나 희토류는 희소금속인 만큼 수요에 비해 매장량이 극히 적고 추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매장 및 생산이 중국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되어 있어 공급 리스크가 큰 것이 문제입니다. 공급이 부족하면 기업들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것이죠.
2009년 말 기준으로 중국 내 희토 생산량은 12만t으로 전 세계 희토 생산량의 약 97%를 담당하고 있으며, 3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 세계 희토류 자원 공급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셈이죠.
이 밖에 미국, 호주 등지에도 희토류가 매장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채산성이나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현재 자국 내에서 희토류를 개발하지 않고 수 년간 저렴한 중국산 희토류에 의존해 왔습니다.
최근 들어 중국 정부도 자국의 희토류 자원에 대한 생산과 수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희토산업 발전정책'을 발표해 희토류에 20%의 수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2015년까지 연간 수출량을 3만5000t 이하로 제한했습니다. 여기에 외국인의 중국 내 희토류 광산기업 설립까지 엄격히 금지했지요.
또한 희토업계 내 대대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해 현재 중국 내 1000여개 희토류 생산기업을 20개로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경쟁력 있는 소수 대형 기업을 육성해 국제 사회에서 희토류 자원 대국으로서의 발언권을 높인다는 것이지요.
장안원 중국 희토학회 부총장은 “과잉생산이 억제되면서 희토류를 헐값에 수출하는 등의 악습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각국도 잇따라 희토류 자원 확보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27일 8년 동안 중단한 희토류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수입국인 일본도 이번 댜오위섬 어선충돌 사건을 계기로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중국 의존도에서 탈피, 수입처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정부도 얼마 전 비축 위주였던 희토류 등 해외 광물자원을 직접 탐사해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코는 지난 6월 중국 희토생산업체 지분을 60% 인수해 자원 확보에 나서기도 했지요.
하지만 사실상 우리나라는 선천적으로 희토류 자원을 수입에 의존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희소 금속 확보 전쟁이 벌어지면 부품 가격이 상승해 우리 나라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구매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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