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포레스트 검프'가 세계 빈곤층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려는 적십자의 사업 계획에 1억 달러의 기부금을 모아주기 위해 내년 3월 북극에서 남극까지 11개월 동안 2만 1천km를 달리는 사상 최장거리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한다.
의원으로도 10년간 활동한 경력이 있는 팻 파머(48)가 이러한 극한 도전에 나선 것은 "자신의 고통으로 타인의 고통을 덜어주는 게 가장 고귀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의 인내력은 191일 만에 1만 5천km를 달린 가장 빠른 호주 일주 마라톤을 비롯해 50km 이상을 달리는 울트라마라톤 부문에서 그가 가진 7개의 세계 기록이 웅변한다. 그는 미국 횡단 마라톤에서 다리 한쪽이 골절된 상태로 50일 만에 4위로 결승선에 도착하기도 했다.
북극에서 남극까지 울트라마라톤은 그가 10년 동안 품어온 생각이었지만, 아시아 지역 여행에서 식수 몇 병을 사려면 아이들이 주삿바늘에 온몸이 찔린 채 쓰레기 더미에서 버려진 주사기를 찾아 철로 된 주삿바늘을 부러뜨려 수집하는 것을 보고선 실행에 옮기게 됐다.
북극에서 남극까지의 마라톤 종단은 파머에게도 쉽지 않아 보인다.
북극에서 출발,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파나마,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14개국을 거친 후 비행기로 남극 대륙으로 이동해 남극까지 이르는 사이에 영하의 빙하, 높은 산, 끈적이는 열대 기후, 북극곰과 회색곰, 무장 반군 등 극단적인 상황과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비해 파머는 얼음 목욕, 극지 썰매 대신 타이어를 끌면서 하루 2시간 달리기 등 고행과도 같은 훈련을 하고 있다. 극지에선 엄청난 칼로리가 필요할 것에 대비해선 매일 먹는 모든 것에 올리브기름을 넣어 매일 수 리터씩의 올리브기름을 섭취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지구 종단엔 40켤레의 신발과 300켤레의 양말이 필요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파머는 오는 11월엔 미국에서 훈련을 계속하다 내년 3월 북극으로 날아가 종단을 시작할 계획이며 그의 지구 종단 전 과정은 인터넷 주소 www.pole2polerun.com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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