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유럽 중심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노벨문학상이 올해는 비유럽권 작가를 선택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1996년 폴란드 시인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이후 14년 만에 시인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마다 후보로 거론돼온 고은 시인의 수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유럽 편중' 벗어나나 = 최근 노벨문학상은 1994년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 2003년 남아공의 J M 쿳시, 2006년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 등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유럽 작가가 차지했다. 2000년 수상자인 중국 출신의 가오싱젠은 프랑스 망명 작가다. 노벨문학상이 지나치게 '유럽 중심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인 스웨덴 한림원 종신 서기인 페테르 엥글룬드는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노벨문학상이 지나치게 유럽 중심적인 것은 문제"라며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올해 문학상이 비유럽권 작가에게 돌아간다면 고은 시인이 알제리 출신 여류 시인 아시아 제바르,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 등과 함께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꼽았다. 미국 작가로는 소설가 필립 로스, 조이스 캐럴 오츠, 토머스 핀천, 시인 돈 데릴로 등이 거론된다.
올해도 유럽에서 수상한다면 알바니아 출신 소설가 이스마일 카다레, 스웨덴의 시인 토머스 트란스트로메르가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시인에게 돌아가나 = 오르한 파묵 등의 수상을 적중시킨 온라인 베팅사이트 래드브록스는 올해 가장 유력한 후보로 토머스 트란스트로메르를 꼽았다. 그는 3일 현재 4대 1의 배당률로 1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어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7대 1의 배당률로 2위에 올랐다. 11대 1의 배당률에 머물렀던 하루키는 수상자 발표가 가까워지면서 부상하는 후보자다.
고은 시인은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와 8대 1의 배당률로 공동 3위를 형성하고 있다.
그 외 폴란드 시인 아담 자가예프스키가 10대 1, 이탈리아 소설가 안토니오 타부치가 12대 1, 호주 시인 레스 머레이가 13대 1, 알제리 여류 시인 아시아 제바르와 프랑스 시인 이브 본느프와가 15대 1 등으로 뒤를 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안토니오 타부치를 제외하면 상위권에 시인들이 대거 포진한 셈이다.
AFP통신도 시인의 수상 가능성을 점치면서 아시아 제바르가 수상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학술원이 매년 개최하는 예테보리 도서전의 올해 주제가 아프리카라는 점도 제바르에게 유리한 요소라는 분석이다.
AFP는 이와 함께 고은 시인과 토머스 트란스트로메르,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 등을 물망에 올렸다.
수상자는 이미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엥글룬드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올해 수상자는 이미 결정됐으며 7일 형식상의 투표 절차를 거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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