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의 부인 고(故) 이정화 여사의 1주기 제사에 현 회장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두 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의향서 접수를 완료한 뒤 첫 대면이다.
현 회장은 당초 이 여사 제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깨고 그룹 측을 통해 이를 공식화한 뒤 제사가 시작되는 직전인 저녁 6시52분께 한남동에 도착했다.
검은색 투피스 정장을 입고 에쿠스 승용차에서 내린 현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된 보도진의 질문공세에 침묵을 지키며 곧장 자택으로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두 현대가(家) 그룹의 인수전이 현대그룹 측의 공세적 광고와 정몽헌 회장의 4천400억원 사재출연 액수 진위 공방 등으로 '가족간 이전투구' 양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두 회장의 만남에 주목하고 있다.
이 여사 제사에서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양측 간에 극적인 중재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고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이 보유한 8.30%의 현대상선 지분을 넘겨받는다는 시나리오가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두 그룹간 대립이 첨예한 상황에서 양측이 제사 자리에서 사업얘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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