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아미 쌀, 식이섬유 쌀, 라이신 쌀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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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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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학동 농촌진흥청 기능성작물부장
최근 쌀값 때문에 농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는 올해 쌀 생산량이 443만t에서 457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의 492만t보다 7~10% 감소한 수준이다.

쌀 수확량 감소는 충남, 경기, 강원지방의 태풍 피해와 잦은 강우와 일조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쌀값은 계속해서 하락하여 최근에는 80㎏ 한 가마당 12만 8524원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지난 2년간 풍년에 따른 생산량 증가와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다.

그러면 남아도는 쌀을 어떻게 소비해야 할 것인가?
쌀이 남아돈다고 무조건 밥을 많이 먹으라고만 캠페인을 벌일 수도 없다. 이러한 시점에 쌀를 원료로 하는 다양한 가공품 개발을 통한 소비를 늘리는 것도 매우 중요해 졌다.

우리나라의 쌀 가공제품 원료 소비량은 27만1000t 수준으로 전체 생산량의 6%수준에 불과하다.
가공 품목별로 보면 떡류 63%, 막걸리 등 주류 16%, 무균밥ㆍ냉동밥 등 가공밥류 7%, 장류ㆍ면류ㆍ과자류가 각각 3~4% 수준이며 빵류는 1%에 미치지 못한다.

이웃 일본의 경우는 주류와 장류가 각각 21%, 가공밥류 16%, 과자류 12%이며  떡류는 3%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식문화의 차이가 있겠지만 장류, 과자류 등 다양한 가공품 개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요즈음 식품코너에는 즉석 쌀국수, 쌀라면 등 간편식에서부터 쌀을 이용한 가공품을 쉽게 볼 수 있다. 식품기업들도 쌀 관련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여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흑미 찹쌀호떡, 순 쌀로 만든 케익을 비롯하여 치킨에 튀김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하는 방안과 나아가 밀가루를 대신할 쌀가루 생산 공장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쌀 가공품 생산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쌀가루가 밀가루보다 가격이 두배 가까이 비쌀 뿐만 아니라 쌀가루에는 밀가루에 있는 글루텐 단백질이 없기 때문에 반죽이 잘되지 않아 면이나 과자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제는 쌀도 다양한 용도별로 차별화된 맞춤시대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지금까지 가공용과 기능성 벼 57품종을 개발하였다. 그동안 쌀 국수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아밀로스 함량이 높은 고아미벼를 개발하여 이미 제면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술 제조용에 적합한 설갱벼, 무균포장밥용 주안벼, 그리고 떡이나 한과 제조용, 과자용, 튀김용, 김밥용, 색깔이 있거나 천연향이 나는 쌀 등 가공용도에 적합한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어 있다.
최근에는 기능성 품종까지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라이신 함량이 보통벼보다 25%가 많아 어린이 성장에 좋은 영안벼를 개발하였다.

또한 필수아미노산 8종의 함량이 30%나 많고 밥맛도 좋아 노약자들이 먹기에 알맞은 하이아미벼, 철분과 칼슘함량이 많은 영양식용, 식이섬유가 많아 탄수화물의 체내 흡수를 적게 하는 다이어트용, 쌀눈 크기가 일반벼에 비하여 3배 커서 성인병 예방에 좋은 쌀까지 나왔다.

이러한 가공용과 기능성벼 재배면적도 지난해 2만4000ha에서 금년에는 3만6000ha까지 대폭 확대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한 농업인들은 벼 품종별로 특산단지를 조성하고 산업체와 연계한 계약재배를 통하여 농가는 쌀 판매 걱정을 하지 않고 산업체는 원료곡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서로 상생하는 노력이 돋 보인다.

산업체에서도 쌀 가공품 생산을 늘리고 다양한 상품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여 쌀 소비촉진에 동참하고 있다.
얼마 전 농촌진흥청에서는 쌀 가공제품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떡의 소비촉진을 위해 “굳지 않은 떡”을 만드는 기술까지 개발하였다.

이렇게 농업인과 산업계, 정부 등 모두의 노력이 모아지고, 국민들이 쌀 소비 촉진에 좀 더 관심을 갖는다면, 쌀값하락으로 인한 농업인들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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