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인 경인 아라뱃길 조감도. 아라뱃길이 개통되면 250TEU(20피트 컨테이너 250개 선전 가능)급의 화물선 및 여객선이 운항하며 물류 혁명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경인 아라뱃길은 지금으로부터 800여년 전인 고려 고종 때 부터 우리 민족이 추진해온 대역사다. 이후 조선시대와 일제시대, 근대화를 거치며 끊임없이 뱃길을 열고자 했으나 시대적 상황과 핵심 기술력 부족으로 이루지 못한 숙원사업이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 하류와 서해를 연결해 수도권의 젖줄로 탄생하게 될 아라뱃길이 드디어 수백년 세월을 지나 완공을 눈앞에 뒀다. 최첨단 치수 기술이 집약된 18㎞ 길이의 물길이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 공정률 43%, 내년 10월 완공예정
인천 서구 오류동에서 서울 강서구 개화동을 잇는 경인 아라뱃길의 현재 공정률은 43%로 현재는 인천과 김포 터미널 등 부두 시설과 갑문 등의 핵심공정이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공정률 60%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같은 공사 속도라면 내년 말이면 완공돼 서울 용산에서 배를 타고 서해를 지나 중국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경인 아라뱃길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홍수 예방이다. 인천 계양·부평, 경기 부천·김포 등 인근 지역의 40%가 한강 홍수위 이하의 저지대로 상습적인 수해지역이다. 홍수 때는 한강 수위가 굴포천 수위보다 4m이상 높아져 자연배수가 불가능하다.
지난 1987년 7월에는 이 일대에 6시간 동안 209㎜의 기습호우가 쏟아져 대홍수가 발생했으며 이를 계기로 굴포천 물을 서해로 배수하는 방수로 사업이 추진됐으며 이것이 경인 아라뱃길 사업의 시발점이다.
아라뱃길은 폭 80m, 수심 6.3m의 주운수로 18㎞(이중 14㎞는 홍수시 방수로로 사용)와 인천·김포 터미널, 4기의 갑문 등으로 구성되며 250TEU(20피트 컨테이너 250개 선적 가능)급의 RS선박(하천과 바다를 동시에 운항할 수 있는 배)이 다닐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된다.
경인 아라뱃길 인천 터미널 조감도. |
경인 아라뱃길은 서울의 한강과 만나면서 더 큰 가치를 가지게 된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 르네상스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서울의 중심 용산에서 출발해 경인 아라뱃길과 서해를 거쳐 중국 산동반도의 연안 도시까지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은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한강을 중심으로한 새로운 도시 구조를 만들고, 동시에 한강~경인 아라뱃길~서해 뱃길을 연결해 향후 국제적인 항구도시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용산과 여의도에는 국제 여객선 터미널이 건설이 추진 중이며 여객선 운항을 위한 한강 바닥 준설, 교각 경관 확대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경인 아라뱃길은 단순한 운하 이상의 기능을 추구한다. 완공이후에는 수도권 물류체계의 개선으로 교통난을 완화하고 유해물질 배출이 적은 친환경 운송수단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서울에서 서해까지의 아름다운 뱃길 조성으로 문화·관광·레저시설이 집중된 수도권 서부지역의 관관명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아라뱃길이 개통되면 여객 및 화물 수송 등 물류의 효율성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오는 2015년에는 컨테이너선과 화물 유치를 통해 연간 약 32만TEU의 화물이 처리될 전망이다. 이는 컨테이너 차량 45만대에 달하는 물동량을 소화하는 것이다.
또한 연간 약 99만 t의 철강이 처리되며 63만여명에 달하는 여객 수요가 발생해 관광 사업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인 아라뱃길을 통해 트럭 250대분의 컨테이너를 한 번에 싣고 다닐 수 있는 컨테이너선이 다닐 수 있어 1TEU당 약 6만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부산·광양 등에서 도로로 운송되는 컨테이너를 연안을 따라 배로 직접 수도권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경인 아라뱃길은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운하는 연료효율이 철도의 2.5배, 도로운송의 8.7배 수준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철도가 운하보다 1.4배, 도로가 4.9배 많다.
또한 경인 아라뱃길 건설에는 약 2조3000억원이 필요하지만 생산유발효과는 3조900억원으로 추산되며 고용유발도 2만5000여명에 달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인 아라뱃길의 경제성(B/C, 비용대편익·1이상이면 경제성 있다는 것) 검토에서 1.07로 충분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한 인천 터미널 내에 108만㎡, 김포 터미널 내에 74만6000㎡의 배후단지가 조성되며 화물창고, 분류·가공·조립시설, 유통시설 등이 설치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한강에서 서해까지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갈 수 있는 자전거길도 경인 아라뱃길을 따라 조성할 계획이다.
아라뱃길의 자전거길은 수로 양쪽과 인천·김포터미널 외곽을 따라 너비 5~8m, 총연장 41.3㎞로 조성된다. 특히 한강을 따라 서울 도심에서 행주대교까지 이어진 기존 자전거길과 연결돼 서울 도심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로 이동할 수 있다.
수도권 주요 하천에서 자전거로 서해까지 2~4시간이면 이동이 가능해 일반인이나 자전거 동호회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할 전망이다.
오전에 자전거를 타고 서울에서 출발해 인천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점심식사를 하고 인천 터미널 주변 시설에서 놀다가 서해 낙조를 보고 귀가하는 등의 여가 활동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특히 경인아라뱃길 자전거길은 자전거·인라인·보행로가 구분돼 안전하고 즐겁게 수변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협곡 구간, 터미널 내부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구간이 자전거·인라인·보행로가 구분돼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모두 안전한 이용이 가능하다
구간별로는 한강 성산대교에서 서해까지가 자전거로 1시간 50분(30㎞), 청담대교에서는 2시간 50분(50㎞), 은평구 응암역 부근 불광천에서는 3시간 40분, 과천청사 부근 양재천에서는 3시간 20분(64㎞)가 걸릴 전망이다.
경인 아라뱃길 조감도. 물길을 따라 총연장 41.3㎞의 자전거길이 조성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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