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로금리엔 '와'…외환 개입여부는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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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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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엔고 저지를 위해 지난달 6년여 간의 공백을 깨고 외환시장에 개입했던 일본 정부가 4년3개월 만에 사실상 제로금리 기조로 회귀했다.

하지만 일본 금융통화당국은 추가적인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 모드'로 일관하며 또 다른 '깜짝'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외환시장의 애를 끓이고 있다.

◇BOJ, "경기 살리고 엔고 잡고"
일본은행(BOJ)은 5일 이틀간의 통화정책회의를 끝내며 기준금리를 현행 0.1%에서 0~0.1%로 낮췄다. 제로금리 기조를 명백히 한 셈이다.

BOJ는 아울러 시중에 자금 공급을 하기 위해 5조 엔의 자산매입기금도 조성하기로 했다. 국채와 상장투자신탁(ETF), 부동산투자신탁(REIT) 등을 매입하기 위한 자금이다. 앞서 BOJ는 지난 8월 말 연간 0.1%의 초저금리를 적용해 기업과 금융기관 등에 공급하는 자금 규모를 기존의 20조 엔에서 30조 엔으로 늘린 바 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준비가 끝나는 대로 포괄적인 완화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새로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은 장기 금리를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임시기금의 장단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ㆍFed) 등 다른 국가들의 정책을 주시하며 기금 운용 기간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통화완화 조치는 만장일치로 이뤄졌으며 엔고에 따른 기업들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세가와 나오미 미츠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수석 채권전략가는 "BOJ가 사실상의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았다"며 "시장의 기대보다 더 공격적인 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력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BOJ의 금리인하 발표 직후 엔ㆍ달러 환율은 전날 뉴욕 종가보다 0.7% 상승한 83.99 엔까지 오르며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약세로 돌아섰다.

◇외환개입 여부에는 '묵묵부답'
이번 양적완화 조치로 시중에 자금이 늘어나면 엔화 수요가 줄어 엔화 강세기조가 꺾일 수 있지만 BOJ는 엔화를 매각하는 방식의 직접적인 시장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를 두고 '침묵(silence)'이 일본의 새로운 환율방어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BOJ가 성공적인 시장개입의 핵심 요소인 '깜짝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지는 것을 용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WSJ는 BOJ가 엔ㆍ달러 환율이 82.87 엔 밑으로 떨어질 때까지 참고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바클레이스캐피탈 수석 외환투자전략가는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BOJ는 추가적인 개입에 나서기보다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것"이라며 "기다릴수록 엔화 가치가 올라 개입을 통한 효과가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BOJ가 오는 11월 열리는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나서면 달러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달러의 약세 기조가 뚜렷해질수록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명분에도 더 큰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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