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EU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과 FTA를 체결했다. 일본·대만·중국 등 한국과 주요산업이 중복되는 국가들과의 대 유럽 수출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조선·LCD·자동차·차부품·반도체·TV 등 EU 10대 수출 품목들이 전제 수출규모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72.8%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경쟁을 펼치는 분야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10%에 달하는 관세율이 철폐되면서 유럽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한국 시장에서도 유럽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지만 그 비율은 8%로 유럽에 비해 낮게 책정됐다.
여기에 유럽의 자동차 시장 규모는 한국의 14배에 달한다. 국내에서 유럽 고급 승용차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을 이들에게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하지만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한국 자동차 산업에게 큰 기회가 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14년까지 점진적으로 관세가 철폐되는만큼 이에 대응하는 제품·마케팅 전랴r·을 추진하고 있다"며 "단순한 가격 인하보다는 관세로 인한 이들을 서비스·마케팅 등에 활요해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이미지를 한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산업도 이번 FTA를 통해 단일시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유럽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잇게 됐다. 특히 TV 등 영상기기의 관세율이 14%에 달하는 만큼 가격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
아울러 유럽 로컬 브랜드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가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약진이 예상된다. 이들 기업은 장기적으로 유럽 1위를 목표로 현지생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관세까지 철폐되면서 가전산업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냉장고·에어컨 등은 수출관세가 즉시 철폐돼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정밀기계류와 화학제품, 의약품 등 EU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품목에서 국내 업계의 분전이 필요하다. 이들 분야에서 국내 산업은 여전히 선진국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최근 이들 부문에 대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지만 오랜 전통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한 이들과의 경쟁이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밀기계류는 대일본 수입이 주를 이뤘던 만큼 이번 FTA를 통해 수입선 다변화 및 가격 인하가 기대된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의 구매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대 EU 수출 비중은 11.6%로 중국에 이어 2위이며 무역수지 흑자도 144억 달러로 가장 높은만큼 이번 한·EU FTA 정식 서명은 한국 산업계 전반에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일부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과 농축산업 등에서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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