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협상타결서 체결까지 중심서 역할
-ASEM서 서울G20 성공 기반..中·日 중재자 역할도
이명박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3박4일간의 벨기에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물은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체결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유럽 3개국 순방을 통해 지지부진했던 한-EU FTA 체결 협상에 돌파구 역할을 자임, 결국 극적인 협상 타결을 주도하고 당시 EU 의장국 정상이던 프레데리크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와 함께 한-EU FTA 협정문에 가서명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유럽 3개국 순방의 주된 목적이었던 G8(선진8개국) 확대정상회의보다 한-EU FTA 협상의 최종 합의 도출에 더 주력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당시 FTA에 부정적이었던 폴란드와 이탈리아 정상을 직접 설득한 뒤 EU 의장국인 스웨덴에서 협상 종결을 선언한다는 치밀한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로부터 1년3개월이 지난 벨기에 순방에서 이 대통령은 자신이 주도한 한-EU FTA 협정문의 공식 서명식에 임석, '화룡점정'을 찍었다.
한-EU FTA의 협상 타결과 공식 서명에 이르기까지 항상 현장을 지키며 중심 역할을 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한-EU FTA 체결은 이 대통령이 지향하는 `세일즈 외교'가 거둔 최대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EU FTA는 세계 최대 시장의 문을 열었다는 경제적 효과 외에도 정치적으로 양측간 협력과 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FTA 체결에 따라 경제 동맹뿐 아니라 제도와 가치를 공유하는 관계가 되는 동시에 정치.외교적으로 지금까지 특별히 정의되지 않았던 양측의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새롭게 수립된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한-EU FTA 서명은 단순한 경제적 동맹뿐 아니라 가치 동맹을 같이 가져간다는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철학, 인권에 대한 가치 등을 공유한다는 기본 철학을 자락에 깔고 경제동맹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한-EU 정상회담에서 서명된 한-EU 기본협정과 이번 한-EU FTA 서명을 기반으로 한-EU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출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브뤼셀에서 열린 제8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서 아시아와 유럽 지역 국가들에 대한 외교 역량을 강화하고, 서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ASEM 회원국들의 협조와 지원을 확보한 점도 성과다.
이 대통령은 특히 서울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개발'을 새롭게 채택하고 경제개발에 대한 '다년간 행동계획'을 마련할 계획임을 소개하고 회원국들의 협조를 구했다.
또 이 대통령은 ASEM 기간 천안함 사태, 북핵 대응, 한반도 및 동북아 안정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해 ASEM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었다.
이와 관련, ASEM의 48개 회원국 정상 및 대표들은 의장성명을 채택해 천안함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이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와 북한의 핵 포기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중국, 일본, 호주, 독일 정상 등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천안함, 대북 문제, 서울 G20정상회의 등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방침과 계획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남북한 사이에서 `중립적' 입장을 지향해온 중국 정부에 대해 '천안함 피격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재차 전달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도 이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8.15 담화에서 약속한 사항들을 신속하게 행동으로 보일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 문제를 놓고 분쟁중인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자처하면서 이달말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할 것을 제의해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EU 의장국이자 공식 방문국 정상인 이브 레테름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교역.투자 및 제반 교류를 증진시키기로 합의했으며, 알베르 2세 국왕과도 만찬을 함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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