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이후 중국 환율 변동 추이 출처: 인민은행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들어 중국과 미국이 위안화 환율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까지 가세해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함으로써 환율전쟁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오늘은 바로 위안화 환율에 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먼저 환율제도에 대해 알아볼까요? 전 세계 각국의 환율제도는 크게 변동환율제와 고정환율제로 나뉩니다.
변동환율제는 우리나라처럼 자국통화와 다른 국가의 통화가 세계 외환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유롭게 변동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반면 고정환율제란 국가에서 환율을 인위적으로 고정시켜 놓는 것이지요. 주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낮은 수준으로 통제해 수출을 늘리는 방편으로 사용되며 중국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1981년부터 대내외 환율을 차등 적용하는 이중 환율제를 채택해 온 중국은 1994년 단일 고정환율제로 전환하면서 위안화를 기존의 미 달러당 5.77위안에서 8.72위안으로 고정시켰습니다. 무려 33% 평가절하한 것이지요.
이 때부터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안화를 저평가해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중국은 2005년부터 복수 바스켓제도를 실시했습니다. 즉, 교역량을 기준으로 달러·유로·엔화 등 11개국 통화로 바스켓을 구성해 수출 추이에 따라 위안화 환율 조정폭을 결정한 것이지요. 이후로 중국 위안화는 3년간 18.5% 평가 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로 중국이 사실상 위안화를 달러 당 6.83위안로 고정시키자 미국은 중국에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다시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중국은 지난 6월 환율 유연성을 확대하겠다고 발표, 일시적으로 갈등을 봉합했지요.
하지만 위안화 절상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자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대적인 위안화 절상 공세에 나서고 있는 현황입니다.
특히 중국이 지난 20년간 선진국은 물론 대부분 국가를 상회하는 고속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위안화 가치는 상승했지만 중국 정부가 가치 상승을 의도적으로 막고 있다는 것이 바로 미국의 주장입니다.
이로 인해 중국산 제품이 값싼 가격에 전 세계로 수출돼 중국의 무역 흑자는 급증하는 반면 미국 경제는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폴 크루그먼 프리스턴대 교수는 위안화 저평가로 향후 수년간 미국 내 140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미국의 무역불균형 문제는 위안화 때문이 아니라 미국 내 저축·투자 등 구조적인 면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지요.
또한 중국은 수출의 경제 기여도가 크고 외환보유고 중 달러 자산의 비중이 높은 만큼 급격한 위안화 절상은 중국 경제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평가절상은 미 달러 자산의 감소를 초래하기 때문이죠.
이에 따라 중국은 차라리 경제에 직접적 타격을 주는 위안화를 절상하기보다는 임금 인상이나 수입 장려조치를 통해 수입을 대폭 확대, 무역흑자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입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향후 중미 간 환율갈등이 점차 완화되면서 점진적 위안화 강세가 예상된다고 주장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미 간 역학관계를 고려해 위안화가 대폭 절상될 가능성은 낮다며 2010년 말까지 현 수준에서 1~2%까지 추가 절상하고 2011년에는 추가로 2~5% 절상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향후 중미 간 환율갈등이 점차 완화되더라도 위안화가 대폭 절상될 가능성은 미미해 양국 간 통상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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