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GS칼텍스는 최근 바이오디젤 생산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독일 기업에 발주했는데 하청업체인 A사의 생산설비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기계와 동일한 기계를 주문, ‘회사기밀 사전유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10일 익명을 요구한 한 정보통에 따르면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원청업체의 지위를 남용해 양사에 바이오디젤을 납품해온 하청업체인 A사를 상대로 중요한 기업정보를 빼내간 사실이 드러났다.
GS칼텍스는 ‘생산현장 확인’이라는 명분으로 5~6명의 직원이 A사의 바이오디젤 공장을 방문, 생산설비 사진을 찍고 생산과정을 캐묻는 등 기업정보를 입수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현대오일뱅크도 같은 A사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정보를 빼내간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오일뱅크 직원들도 하청업체인 A사를 방문, 공장 내부의 생산설비 사진 촬영은 물론 생산공정에 대한 정보를 빼내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바이오디젤 생산공정은 다년간의 연구와 투자를 통해 구축한 기업의 노하우”라며 “A사로서는 중요한 영업정보가 유출되는 것이 싫어도 원청업체인 정유사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처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GS칼텍스가 바이오디젤 생산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독일 기업에 발주했는데, 이는 A사의 공장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기계와 똑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GS칼텍스는 올해 바이오디젤 관련 사업을 위한 GS바이오를 설립하고, 내년 여수공장 신설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에서 인수한 현대오일뱅크도 사업다각화를 위해 바이오디젤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하청업체의 기밀을 빼낸 데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 대ㆍ중소기업 간 상생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가 하청업체에서 기업 기밀을 빼낸 것은 정도경영을 위배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같은 정황으로 볼 때 결국 정유 2사는 바이오디젤 생산사업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납품업체를 이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는 바이오디젤 업체들에 대해 막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바이오디젤을 납품할 수 있는 곳이 정유 4사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정유사가 납품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매년 입찰을 실시하고 있어 바이오디젤 업체들은 정유사의 행위에 불만이 있어도 표출하기 어렵다. 바이오디젤 구매자인 정유사가 직접 생산사업에 뛰어들면 기존 업체들은 고사위기에 처할 수 있지만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힐 수 없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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