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삼성·LG를 비롯한 국내 전자업계의 약진과 일본 및 유럽 현지 브랜드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전자산업 지형이 내년 초를 계기로 확실하게 굳어질 전망이다.
TV 시장에서 글로벌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강 체제 구축 여부는 물론 가전 및 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 부문 역시 내년 초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신제품과 기술을 어떻게 선보이느냐가 관건이다.
먼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전시회에서는 TV 시장 및 가전시장의 구도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TV 시대 이후 첨단기술을 앞세운 한국 기업들은 '스마트'라는 새로운 도전이 직면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LED TV, 올해 3D TV 분야에서 경쟁사를 앞서는 빠른 제품 출시를 통해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아킬레스 건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이미 국내 기업들은 애플 등 해외 스마트폰 업체들의 반격에 상당 부분 고전했다.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무장한 이들 앞에서 앞선 제품 사양과 디자인은 변죽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번 CES에서는 글로벌 1위에서 지난해 3위로 주저앉은 소니는 구글 등과 손을 잡고 구글TV를 본격적으로 소개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최강자 애플 역시 '아이TV'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스마트TV 원년인 내년에 고객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가전 부문 역시 로컬 브랜드들의 힘이 여전한 유럽 시장을 잡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폴란드에 유럽 현지 생산라인을 구축한 삼성전자는 현지 생산 물량을 늘리며 유럽 공략에 나섰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 글로벌 생활가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 역시 기존 유럽 생산라인에 내년에만 12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2015년까지 7000만 달러를 투입한다. 이를 토대로 2014년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의 경쟁 역시 내년 초 미국과 유럽 현지를 겨냥한 전략 제품 라인과 현지 생산체제 효율성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가전 시장은 글로벌 메이커의 수가 적고 공격적 경영을 펼치는 기업이 국내 양사 뿐이다. 결국 세계 1위를 놓고 삼성과 LG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내년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를 정점으로 격전이 예상된다. 현재 애플 아이폰4가 데쓰그립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HTC, 노키아 등 기존 업체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아울러 애플과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양분된 스마트폰 OS 부문에도 MS의 윈도7폰의 도전이 예상되는 만큼 제조사와 OS 기업간의 합종연횡이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전자 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환율 등 다양한 변수가 내재됐다"며 "하지만 혁신적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빠른 만큼 친환경·저전력 녹색기술과 소비자의 편의를 최대화한 제품에 대한 쏠림 현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국내 업체들도 스마트폰과 관련해 한때 고배를 마셨지만 TV 등 타 제품군에서는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한만큼 해외 기업들을 능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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