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미국의 곡물 공급량 급감 전망에 따라 2007~08년의 식량위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지난 주말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주요 곡물가격이 하루 상승 제한폭을 위협하며 식량위기 재발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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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옥수수 선물가 추이 (기준:달러) (자료:톰슨로이터) |
지난 8일 CBOT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하루 상승 제한폭인 30 센트(6.02%) 급등한 부셸(약 27㎏)당 5.2825 달러를 기록했다. 장외시장에서는 이날 마감가 대비 13.3%의 폭등세를 보이며 5.7 달러에 육박했다.
밀 가격도 전날 대비 9.1% 오른 부셸당 7.1925 달러를 기록했다. 밀 역시 하루 상승 제한폭인 60 센트 올랐다. 유럽시장에서도 밀은 10%의 상승세를 기록했고 대두와 설탕ㆍ 목화ㆍ 보리ㆍ귀리 등 기타 곡물가격도 동반 급등했다. 이로써 19개 주요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는 로이터-제프리CRB상품지수는 2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글로벌 곡물 가격이 크게 뛴 것은 곡물 주요 생산국인 미국에서 작황 부진 전망이 전해진 탓이다.
미 농무부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올해 옥수수 재고가 14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지난달 이후 1년간 옥수수 생산량이 127억부셸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당초 전망했던 데 비해 4% 감소한 수치다.
보고서는 특히 가축 비료의 주요 성분인 보리와 옥수수 공급량이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포장육업체인 타이슨푸즈 주가는 이날 7.7% 급락했다.
압돌레자 압바시안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농무부의 보고서 하나 때문에 주요 곡물가격이 폭등세를 연출한 것은 글로벌 곡물시장의 수급 여건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말했다. 후세인 알리디나 모건스탠리 상품 리서치 부문 대표는 "곡물위기가 이미 시작된 것 같다"고 거들었다.
FT는 미국의 곡물 공급량 급감 전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같은 주요 곡물 수출국의 추가 수출 제한조치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며 이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 주요 곡물 수입국의 사재기로 이어져 2007~08년 불거졌던 세계적인 곡물대란의 재현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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