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컬럼] 웰빙식품으로 떠오르는 우리쌀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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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11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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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벼맥류부장 김정곤
 
우리나라에서 가장 서민적인 술은 당연히 막걸리다. 막거른 술이라서 막걸리라 하지만, 오랜 역사만큼 탁주(濁酒), 농주(農酒), 재주(滓酒), 회주(灰酒) 등 이름도 다양하다.

막걸리는 지난 1960년대까지  전체 주류 소비량의 60%를 차지했다. 그러나 쌀의 절대적인 부족으로 1965년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지하는 양곡법이 시행되면서 수입   밀가루 등으로 대신하게 되었고 우리 고유 막걸리의 맛도 변하게 되었다.

더욱이 맥주와 양주의 유입, 소주시장의 확장으로 막걸리의 소비량은 꾸준히 줄었다. 그러나 2010년  상반기를 히트한 대박상품의 중심에는 쌀 막걸리가 있다.

최근, 내수시장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막걸리 열풍과 맞물려 해외시장에서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막걸리는 우리나라 전통주 자격을 갖추게 되었고 일본의 사케나 유럽의 와인과도 경쟁할 수 있는 제품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된 막걸리의 원료(4만3천849톤) 중 수입밀이 58.4%, 수입쌀이 23.8%, 국산쌀이 13.6%를 차지해 국산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가장 적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는 국산쌀을 원료로 빚은 막걸리가 수입쌀이나 수입밀을 원료로 빚은 막걸리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최근에는 막걸리의 인기 속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우리 쌀로 빚은 막걸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한국 전통주의 신토불이 의미를 부각시킨 원료의 차별화 전략이다.

쌀 막걸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주이긴 하지만 시중 제품의 99%가 전통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통주로 인증을 받기위해서는 100% 국산쌀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태까지는 원료의 원산지표시가 되지 않아 소비자가 알 길이 없었다. 다행히도 이달부터 막걸리 원산지표시제와 막걸리 품질인증제가 시행되면서 제대로 된 전통주 막걸리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막걸리는 순수한 미생물에 의해서 자연 발효시킨 자연식품으로 술이면서도 건강식품이다. 막걸리는 알콜 성분이 6~7%로 도수가 낮고 영양성분이 많을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유용한 필수 아미노산이 10여종 함유된 식품이다. 다른 술과는 다르게 막걸리엔 1.9%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우유의 단백질이 3%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이 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막걸리 이외의 다른 술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보면 청주가 0.5%, 맥주 0.4%이며 소주에는 전혀 들어있지 않다. 막걸리에는 그밖에도 비타민B와 이노시톨, 콜린 등 B복합체를 모두 가지고 있다.

또 유기산을 0.8%가량 가지고 있는데 이 유기산은 새큼한 맛을 내는 성분으로 갈증을 멎게 하는 역할 뿐 아니라 신진대사를 원활히하여 장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막걸리가 단순히 술이 아닌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성분과 질병 방지효과도 얻을 수 있는 만큼 적당량을 마시면 건강을 지키는 웰빙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막걸리가 국내뿐 아니라 일본,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여성들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이기 때문이다. 막걸리를 마셔본 외국인들은 우유 같기도 하고 부드러움과 신선함이 살아있다며 연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일본의 젊은 여성들은 막걸리로 다이어트를 한다고 한다. 막걸리 한 병에는 유산균이 700~800억 마리나 들어있으니 훌륭한 유산발효 식품인 셈이다.
   
최근, 남아도는 쌀의 소비촉진에 있어서도 우리의 건강을 지키면서 문화적 접근방법이 훨씬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줄 것이다.   막걸리가 쌀을 사용하는 재화로서만이 아닌, 문화적 가치를 가진   지역에 기반을 둔 웰빙 상품으로 거듭 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tearand76@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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