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은 기자) 원ㆍ달러 환율의 급락에 대한 증시의 반응은 국내 기업들의 '체력'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대우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4개월간 원ㆍ달러 환율은 10.6%가 하락, 비슷한 속도로 하락했던 2002년 상반기와 2004년 하반기를 비교하면 최근 상황은 2004년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2004년 하반기 시장에는 환율 급락이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2002년 상반기에는 환율 하락 속도만큼 주식시장이 하락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4년 증시가 견고했던 것에 대해 "당시에는 코스피 영업이익과 무역수지가 1차 리레이팅 되었던 시기였다"며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와 기업실적이 큰 폭 오른 것은 단순한 환율 경쟁력이 아닌 기업과 제품의 경쟁력에 근거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상 환율 하락이 완만하게 진행될 경우 기업들이 대응할 시간을 갖을 수 있고, 외국인들도 원화강세에 베팅하면서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급락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 연구원은 "환율의 급격한 하락기에는 추가적 달러 약세가 외국인 순매수에 긍정적 영향보다는 기업 채산성 악화에 따른 부정적 파장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기업실적의 절대 레벨이 상승하는 가도에서는 증시가 환율 하락에 대한 충격을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도 영업이익과 무역수지의 절대 레벨은 당시에 비해 또 크게 상승하고 있는 상태"라며 "기업이익의 절대적인 레벨 상승은 최근 환율과 관련한 단기 우려를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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