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인텔 실적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한국거래소는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을 19일 연속 순매수해 누적순매수 금액으로 6조 3668억원을 기록했다며 매수 규모나 연속 매수일 기준 모두 사상 3번째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은 898억원 순매수에 그쳐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으로 천억원 단위 미만의 매수 행보를 보였다. 지난 6일 8000억원 이상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이후 매수 강도가 줄어든 것의 연속이다.
특히 이날은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국감을 통해 외국인 채권 원천징수 과세 방침이 전해지면서 채권ㆍ외환ㆍ주식시장 모두 동반 약세로 돌아서 외국인들의 손절매 가능성까지 대두되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대량 매도, 장중 국채선물가격은 전일 대비 30틱 급락했고, 원ㆍ달러 환율 역시 오후 1시께 상승반전하며 전일 대비 1.60원 오른 1118.39원까지 올랐섰다. 비슷한 시간 코스피지수도 낙폭을 확대하며 0.06% 내린 1885.08포인트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외국인들 손절매로 원화가 강세국면이 마무리되면서 코리아 '셀'로 돌아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패닉양상이 다소 진정되면서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갔다.
과연 원천세 면제 조치를 폐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물론, 국정감사에서 으레 등장하는 해프닝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스피지수는 0.37% 하락한 1889.91포인트에서 거래를 마감했고, 원ㆍ달러 환율도 전일 대비 3.60원 내린 111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최근 브라질ㆍ태국 등 이머징 마켓을 위주로 글로벌 자본의 과도한 유출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언제든지 제기될 수 있는 문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방침에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세적인 시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출주와 내수주간의 섹터별 매매 강도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봐 환율의 영향이라 보기는 어렵다"며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화된 것은 1900선 안착과정이 길어질 것이라고 판단하는 일부 외국인들이 프로핏 테이킹(profit-taking)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원화강세와 위험자산 수요 흐름이 워낙 급하게 유입됐기 때문에 속도조절의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보다 금주 금융통화위원회와, 인텔 실적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더욱 영향력있는 이슈라 봤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통화 강세와 금융시장의 강세 유지 환경을 보면 급속한 자금이탈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인텔 실적 발표는 국내 시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기전자(IT)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재식 대우증권 연구원도 "시장이 기술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고, 어닝시즌이 임박했다"면서도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서지 않은 것으로 봐 국내 주식을 팔아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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