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른바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 정책으로 알려진 '커밍아웃' 동성애자의 군복무를 금지하는 법 조항의 시행을 중단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지방법원의 버지니아 필립스 판사는 12일 이 같은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힐 경우 군 복무를 금지하는 군의 정책이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미 법무부는 6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그렇게 할 의무가 없는 만큼 항소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필립스 판사는 이 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지적하고 "군복무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그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 조항이 수정 헌법 1조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고충 교정을 청원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필립스 판사는 "게다가 군복무자들의 권리가 지속적으로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거나 권리침해 보상을 위한 구제조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통나무집 공화당원'의 담당 변호사인 알렉산더 니콜슨은 "이 판결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역사적이고 용감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 법무부는 지난 7월 동성결혼을 금지한 연방법이 위헌이라는 보스턴 연방지법의 판결과 관련, 이날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트레이시 슈말러 법무부 대변인은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법적 결합으로 정의한 연방결혼보호법(DoMA)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반대 입장을 갖고 있지만, 법적 논쟁이 벌어질 때 연방법을 보호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행정부가 항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사추세츠주(州)는 지난해 결혼보호법 주 정부로 하여금 주민들을 부당하게 차별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보스턴 연방지법은 7월 이 법이 주정부의 결혼규제 권한을 침해했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2004년부터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매사추세츠주는 결혼보호법으로 동성결혼자들이 저소득층 의료보험과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주장했으나 법무부는 연방정부가 의료보험 수혜자 대상 범위나 적합성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해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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