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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침체 반도체·LCD, 제2의 기회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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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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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전자산업은 물론 전체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주도했던 반도체·LCD 산업의 시황이 심상치 않다.

지난 5월 2.5달러까지 치솟았던 D램 가격은 2달러 선이 무너졌다. 업계에서는 1.8달러 이하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LCD는 4월 이후 장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340달러 선을 이어갔던 40인치대 패널가격은 최근 260달러대로 폭락했다.

◆반도체 3Q 가격 하락속 선전...장기침체 대응 나서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3조원 중반대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추정치), 지난 2분기(2조9400억원)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하이닉스도 1조원 상당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1조45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 구축과 더불어 앞선 미세공정과 라인 개선을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를 사전에 준비했기 때문이다.

다만 4분기에도 시장 환경이 약화되면서 이들 기업의 수익성도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권오현 사장과 하이닉스 권오철 사장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상반기 까지 반도체 시황이 약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양사는 내년도 무리한 투자보다는 라인 개선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양사 수장들은 내년 투자 계획에 대해 올해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LCD, 연말까지 하락세 지속...경기 회복이 관건

LCD 부문은 반도체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4분기 LCD 산업은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4분기 적자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3분기 예상치인 2000억원 선에서 크게 밑돌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주요 공급업체인 LG전자의 TV 사업이 고전하고 있는데다 PC 수요도 줄고 있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아울러 내년 완성제품 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1년 이상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장 장원기 사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3분기 LCD 시황이 굉장히 안좋았다"며 "TV 등 완성제품 시장이 빨리 회복되면 내년 1분기부터 실적이 회복될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 내년 하반기까지 고전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 역시 "4분기가 바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같은 반도체·LCD 시장의 부진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원가경쟁력 및 고부가 메모리 제품을 통해 이미 경쟁국과의 격차를 크게 벌였다. 여기에 이번 불황이 오히려 국내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강화할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LCD 역시 국내 기업들은 90%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대만 등 경쟁사가 60~70%에 머무르는데 비해 선전하고 있는 것. 점유율도 8월 기준으로 49.2%(디스플레이서치)를 기록, 한때 1.4%포인트 까지 쫒아왔던 대만과의 격차를 9%포인트로 벌였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해당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인 만큼 단기적인 수익에 매달리기 보다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고객들에게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가치를 제공하는 '프론티어'의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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