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월가 보수 '배보다 배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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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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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는 지난해보다 4% 늘어난 반면 매출은 3% 증가에 그쳐 월가 보수,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사상최고치 경신 전망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월가가 고액연봉 논란에 또 다시 휩싸일 전망이다. 월가의 금융기관들의 올해 매출 증가폭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보수를 올려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의 금융기관의 보수수준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은행과 투자은행, 헤지펀드, 증권회사, 자산운용업체 등 35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이들 업체가 보수로 1440억달러가 지급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390억달러보다 4% 늘어난 수치다. 조사대상 업체 중 올해 보수 지급액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업체는 26개사로 집계됐다.

반면 올해 이들 업체들이 거둬들일 매출액은 평균 4480억달러로 지난해(4330억달러)보다 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대상 중 29개사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이들 업체들은 매출의 32.1%를 직원들에 대한 보수로 지급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보수를 지급했다. 하지만 증가폭만 놓고 볼때 월가 금융기관들의 보수는 매출보다 큰 셈이다.

게다가 수익은 줄어드는 반면 보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업체들의 올해 수익은 613억달러로 추산돼 2006년의 820억달러보다는 20%나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같은 기간 보수는 23% 늘었다.

일례로 골드만삭스는 매출이 올해 391억달러로 작년보다 13.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보수액은 168억달러로 3.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씨티그룹은 올해 매출이 4%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수는 약 8%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위기에도 이처럼 '보너스잔치'가 끊이지 않는 것은 대형은행들이 더이상 연방정부의 통제권에 놓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금융구제금을 대부분 상환했고 금융기관의 연봉을 제한하는 세부법안이 마련되기 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은행법인 바젤III가 시행되면 금융권의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져 자연스럽게 과도한 보수를 지급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로먼 레겔만 부즈앤코 파트너는 "향후 몇년간 금융권의 보수가 크게 오르는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상품거래 등 고수익을 내는 투자부문에서 트레이더의 보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혈세로 되살아난 금융기관의 보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이번 조사로 월가에 대한 지탄여론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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