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위안화는 국제통화가 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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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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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원 산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최근에 미국 하원이 촉발한 환율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위안화 위안화를 평가절상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온자바오 총리는 중국은 외세에 굴복하여 화폐가치를 급격히 평가절상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마이웨이를 선언했는데, 겉보기에는 중국이 막무가내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수출기업의 낮은 마진율을 고려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정책폭이 넓지 않다.

이러한 위안화 절상압력에 대하여 중국은 최근 고정환율을 관리변동환율로 바꾸는 한편, 장기적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서 위안화가 국제통화로서 어느 정도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민간부문의 무역 및 국제금융거래 표시통화로서 사용되는 위안화는 지급수단으로서의 위안화 활용이 늘어난다면 자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안화가 공적인 환율표기 단위 및 환율페그시 기준통화로서 활용될 가능성은 낮다.

서구학자들은 중국의 경제규모 확대와 안정적인 물가 등 시장에서의 국제화가능성은 증가했으나 정부의 정책제약 및 국제정치경제 역학으로는 해법이 쉽지 않은 점을 들어 위안화 국제화가 단기간에 달성되기 힘든 목표임을 주장했다. 반면 중국학자들은 위안화 국제화의 첫단계로 아시아 지역내의 무역결제통화 및 국제거래통화 역할을 강화하는 역내국제통화 방식으로 점진적인 국제화를 추진한다면 위안화 국제화의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에서 국가재산 규모의 증대 및 화폐주조차익 추구를 명분으로 위안화 국제화 정책 추진을 공식적인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민은행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필요한 외환제도개혁 및 화폐 태환성 개선을 담당할 환율사(汇率司)를 신설하였으며 상하이를 위안화 국제금융센터로 육성하고 있다.

또한 위안화 대외무역결제 시행을 위해서 무역거래시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위기이후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으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는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금융리스크를 감소시켜 유동성 위기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우리, 하나, 부산, 외환, 대구, 광주 등 우리나라 시중 은행들도 속속 위안화 무역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여 위안화 국제화에 대응하고 있는 중이다. 

위안화 무역결제가 자리잡을 경우 향후 위안화국제화가 진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국제저축통화로의 위안화 채권시장이다. 경제규모가 크고 무역거래가 활발한 국가일수록 자국화폐를 이용한 대외무역거래 결제를 통해 환위험 노출 및 거래비용을 절감하고자 한다.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의 무역수지 적자 대상국인 아시아 국가들이 위안화 보유와 운용에 있어서 얼마나 매력을 느끼는가에 달려있다.

따라서 위안화가 국제화폐로서의 지위를 갖기 위해서는 자본시장 개방과 함께 변동환율제와 위안화의 자유태환성, 선진국 수준의 물가안정성이 전제조건으로 충족되어야 한다. 위안화 국제화의 전제조건인 자본시장개방이 중국이 추진해온 수출주도형 성장모델 포기를 의미하며 또한 중국정부의 여타 정책변화 및 국제정치적 합의가 쉽지 않으므로 위안화 국제화는 단기간에 달성되기 힘든 목표이다. 다만 위안화 국제화의 첫단계로 아시아 지역내의 무역결제통화부터 시작하여 투자통화로 확대되어가는 점진적인 국제화를 추진한다면 위안화 국제화의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본다.
 

기고: 오대원 (산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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