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대형 회계법인의 과도한 시장지배를 문제 삼아 이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3일 기업 외부감사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제시하는 '녹서(Green Paper)'를 발간, 오는 12월 초순까지 각 이해당사자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U는 정책을 입안할 때 관련 이해당사자와 협의를 거치게 되는데 녹서는 이 과정에서 토론을 활성화하는 자료의 역할을 한다.
미셸 바르니에 EU 역내시장ㆍ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영국에서만 기업 외부감사의 99%를 소위 '빅 4'가 점유하고 유럽 전체로도 이들의 회계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며 "우리는 경쟁과 다양성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바르니에 집행위원이 언급한 '빅 4'는 딜로이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 언스트 앤드 영, KPMG 등 세계적인 회계법인이다.
집행위는 녹서를 토대로 이해당사자들로부터 ▲회계법인의 역할에 재고할 사항은 없는지 ▲주주 등 기업 이해당사자, 감독기관과 회계법인 사이의 소통을 강화할 여지는 없는지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집행위는 이외에도 ▲기업의 외부감사인인 동시에 자문역으로서 회계법인에 '이해충돌'의 여지는 없는지 ▲회계법인에 대한 효과적 감독 방안은 없는지 ▲회계시장의 과도한 집중을 해소할 방안은 없는지 ▲중소기업의 외부감사 부담을 줄일 방안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해 향후 필요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회계시장 개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이러한 제도 개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EU가 추진해온 금융규제의 사각지대 해소 연장선상에 있는 조처로 특정 기업의 재무상황을 이해하려는 주주 등 이해당사자와 외부감사인 사이에 기대수준의 격차를 줄여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집행위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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