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가치 상승에 자본유입 통제 조치···경제학자 "장기적으로 회의적"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환율전쟁'으로 인해 서구 자본이 신흥시장으로 대거 유입됨에 따라 아시아가 '유동성 홍수'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해외 자본이 아시아지역 채권 및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아시아 통화가치를 상승시키고 자산거품과 통화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아시아지역 순민간자본 유입규모가 올해 2700억 달러를 넘어서고 내년에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러대비 바트화가치 추이(90일간) |
같은 기간 말레이사아 링깃화는 11%, 필리핀 페소화 6%,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5%씩 절상됐다.
다리우스 코발지크 크레디트아그리콜 투자전략가는 "아시아 전역에서 통화 통제가 시작될 것"이라며 "얼마나 급진주의적일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달러대비 원화가치 추이(90일간) |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 조치가 자본유입세를 꺾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코발지크는 "외국인들이 태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채권이나 주식의 수익 때문이 아니라 바트화를 사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지역 통화의 강세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ㆍFed)가 곧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방침을 확인한 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자본유입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들은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위해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 이는 제로(0)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의 금리 차이를 확대해 더 높은 금리를 찾는 투자자들의 아시아행을 부추기게 될 전망이다.
더욱이 시장에서는 아시아지역 각국 정부들이 자본 유입을 통제하는 정책의 도입을 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칫 투자를 막거나 해외로 자본이 빠져나가는 등 해외 자본 유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자본의 이동을 규제하는 것은 대부분의 국제무역협정 규정에도 어긋난다.
경제학자들 역시 장기적인 관점으로 자본 통제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같은 통제가 통화가치 상승폭을 줄여주고 자산거품의 생성을 막아주겠지만 동시에 경제 효율성과 금융시장 발전 여력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크리스틴 포브스 교수도 과거 실험에서 효과는 엇갈렸으며, 자본유입 규모나 환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포브스 교수는 아울러 투자자들이 항상 규제를 피하는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을 자본 통제의 주요 약점으로 꼽으며, 이는 장기적인 변화보다 일시적 위기 대처방법으로만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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