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부문이 위축된 자리를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주춤했던 증권사들의 자기자본(PIㆍPrincipal Investment) 투자가 메우고 있다.
그러나 자기자본 투자 초기 단계인만큼 채권과 이자수익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주식시장 상승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주머니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못할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4~6월) 62개 증권사들 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조1619억원 늘어난 16조8240억원이다.
하지만, 고객 수탁자산 수수료 수익과 집합투자증권 취급 수수료, 신탁 보수 등으로 이루어진 리테일 부문 수익은 1조6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75억원(16.72%) 감소했다.
이 공백을 메운건 자기자본거래(PI)다. 자기자본으로 유가증권, 파생상품 등을 운용해 벌어들인 수익금은 14조8465억원으로 전년 비 1조4797억원(26.45%) 늘어났다. 한편, 인수 합병 및 주선 수수료 수익은 101억원 늘어난 2352억원이다. 지난해 수익금 상승분 대부분이 자기자본 투자에서 나왔다는 말이다.
그러나 전통적 투자은행(IB) 업무인 기업공개(IPO) 영역은 이미 레드오션이고, 주요 투자처도 환매조건부채권(RP),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채권투자에 쏠려 있어, 주식시장 상승에 증권사들은 소외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전체 증권사의 총 자산은 201조6000억원으로 이중 유가증권이 55.1%(111조)를 차지했다. 유가증권 중 채권비중은 80.2%에 달하는 89조원이다.
증권업 관계자는 "최근 증권업계는 리테일 부분 위축으로 발빠르게 수익구조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면서 "자기자본투자가 초기인 만큼 채권투자에 주로 돈이 몰려 주식시장의 상승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수수료를 거의 받지 못하는 주식워런트증권(ELW)이 거래대금의 2~30%를 차지하면서 주식거래량이 급감해 주식시장이 1900을 돌파하는 상황에서도 증권사 직원들은 울상이라는 전언이다.
한편, 중소형사들도 자기자본거래 규모가 커진만큼 증자와 채권발행 등을 통한 '실탄' 챙기기에 나서며 발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한 중소형증권사 고위관계자는 "작년부터 자기자본투자에 뛰어들어 들었는데 채권 부실과 시장 위축 등으로 자본금이 부족해져 최근 증자에 나섰다"고 전했다.
62개 증권사의 자본금은 11조6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총 4452억원이 증가했다. 한화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등 중소형사 중심으로 자본금 확충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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